『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 번역 출간

지난 8일(월) 동북아역사재단은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 교과서』를 번역·출간했다. 이 책은 2006년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만든 역사 교과서를 번역한 것이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 교과서』를 번역한 김승렬 교수(경상대·사학과)는 “한 책에서 양국의 서로 다른 입장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며 “독일과 프랑스 학생들은 역사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유럽이라는 공동의 터전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법, 즉 역사인식의 국경을 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실제로 책에는 기존 교과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색다른 부분들이 많다. 독일과 프랑스 각국 역사와 비교사를 다룬 새로운 장이 총 17개의 장 중에서 4개의 장이나 된다. 16장의 경우 양국 경제와 사회 발전을 비교하면서 유기적으로 서술했고 17장은 양국의 협력관계를 다뤘다.

각 단원의 마지막 부분에는 ‘주요 개념’란과 ‘독일과 프랑스의 시각 비교’란을 둔 점이 특징적이다. ‘주요 개념’란은 양국 역사교과에 등장하는 개념어를 표로 제시해 비교하면서 보기에 용이하다. 또 ‘독일과 프랑스의 시각 비교’란에서는 ‘냉전’이나 ‘탈식민지화’등에 대한 양국의 시각을 나란히 담고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교과서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과서가 우리에게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책의 발간이 동북아 3국에 강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한중일 동북아 3국도 공동 교과서인 『미래를 여는 역사』를 출간했다. 집필에 참가한 김한종 교수(한국교원대·역사교육과)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보는 관점이나 해석, 평가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교과서 집필 과정에서 부딪힌 어려운 문제”라며 “이같은 차이를 좁히는 것이 향후 공동 교과서 제작의 가장 커다란 과제”라고 말했다. 사카모토 히로코 교수(일본 히토쓰바시대·사회학과)는 “한중일의 첫 공동 역사 교재인 『미래를 여는 역사』는 3국의 역사를 한데 모은 것에 불과했다”며 “제대로 된 역사교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나라의 경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북아의 화해를 위해 필요한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8일(월)에 열린 ‘동아시아 역사화해 국제포럼’에서 정현백 교수(성균관대·사학과)는 “동북아 역사분쟁을 둘러싼 갈등을 넘어 화해의 대화를 열어가고, 동아시아의 새로운 역사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트랜스내셔널 역사가 방법론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카모토 교수도 “자국의 역사를 타자의 눈으로 비판할 필요가 있다”며 “19∼20세기에 걸친 오랜 전쟁의 역사를 지닌 동아시아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가나 민족이라는 준거로만 역사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복합적 안목으로 역사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 7월 “한중일 공동 역사 연구 및 공동 교과서 제작이 활발히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회에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갖춘 동북아의 공동 교과서가 제작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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