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소녀’의 대장정

▲ © 노신욱 기자
이수현씨는 핵 폐기장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부안에서 남다른 수험 생활을 했다.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땡땡이’치며 친구들과 시위에 나가 ‘부안 군민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경험은 그녀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일방적인 국가 정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먼저 주민들과 이 문제를 상의했었다면 이렇게까지 격렬하지는 않았을 거예요”라며 사회 구성원간의 합의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에 관해서 생각을 나눌 ‘열린 마음을 가진,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친구’를 대학에서 만나길 희망했다.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홀로 서울대에 왔다는 이씨는 “제가 살던 곳에는 학원이 없어서 학교에서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라며 학습여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EBS 방송과 선생님들의 관심어린 도움으로 무리없이 대입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17점이던 수학점수를 71점까지 올릴 수 있게 해주신 ‘잘생긴’ 수학 선생님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넓혀 주셨던 정치 선생님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고 전했다. 

“우선은 국토대장정에 참가하고 싶다”고 의욕에 찬 밝은 모습을 보여준 그녀는 대학에서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 그런데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학점 제한 17점에 묶여 아쉽단다. 고등학교 때 접하지 못했던 프랑스어도 배울 생각이다.

“도서관에 가면 길을 잃는다고 들었는데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라며 세상을 향해 작지만 당당한 발걸음을 내딛는 새내기. 꿈을 이루기 위한 ‘부안 소녀’의 항해는 이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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