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코엑스에서 ‘200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이 열렸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을 위한 최신 에너지절감 기술이 소개됐다. 태평양홀에서는 유리 사이에 태양전지판을 넣어 단열 효과가 우수한 태양광 창호, 신재생에너지를 냉난방 및 온수공급 등에 사용하는 에너지 플러스 주택 등 새로운 기기들이 전시됐다. 동시에 컨퍼런스센터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학술적으로 접근한 자리가 마련됐다.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주관한 그린사랑워크숍에서 산·학·연의 전문가들은 태양열, 수소·연료전지, 바이오, 풍력 등 다채로운 신재생에너지를 선보였다. 특히 현재 한국의 신재생에너지는 폐기물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양열, 풍력, 연료전지는 공급비중이 각각 0.8%, 1.1%, 0.03%에 불과해 이들의 개발 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신재생에너지의 현황과 가능성을 살펴본 이번 대회에서 연구자들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어느 단계까지 왔고, 에너지 청사진은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지를 검토했다.

산·학·연이 자리를 함께한 이번 대회는 연구자들이 각 주제를 중층적으로 다뤘다. 특히 지식경제부가 기술개발을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계의 ‘블루오션’으로 여러 기업체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 한국가스안전공사, SK에너지 등의 연구원이 모여 수소·연료전지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SK에너지 김명준 박사는 ‘LPG를 이용한 수소 스테이션의 운전 특성’이라는 발표에서 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수소발생장치를 소개했다. 수소충전소 내에서 수소를 생산·정제하는 수소발생장치는 고온·고압의 수소에 노출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특히 중요하다. 안정성 문제는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그는 “HK강, 니켈이 주성분인 합금을 사용할 경우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제조원가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5년 차량용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한 후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실용화를 위해 모니터링 사업에 착수했다. 현대자동차 임태원 이사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사업’이란 발표에서 수소·연료전지차가 실제 도로에서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현재 총 14대 연료전지차의 2년간 누적주행거리는 약 214,000㎞, 승용차의 월평균 주행거리는 2,561㎞, 버스는 578㎞로 나타났고, 승용차 연료전지시스템 출력이 80㎾에서 100㎾로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료전지스택의 내구성이 확보돼야 하고, 수소연료/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환경성 및 경제성 검증 또한 필요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센터와 일본의 ‘신에너지 및 산업기술개발기구(NEDO)’가 참여해 풍력에너지를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풍력에너지는 에너지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발전기 제작 및 건설 과정에서 타 에너지원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센터 이성호 소장은 “한국은 일본과 지정학적 위치, 기상조건이 비슷해 상호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NEDO 카즈아키 코이자와 이사는 일본의 풍력발전 현황을 발표했다. 그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현재 태양광, 풍력에너지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태양광은 풍력에 비해 기술수준이 뒤떨어져 비용이 더 높은 편이라 풍력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태풍 등 일본의 특수한 기상조건 속에서 장비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풍력기술개발사업단 경남호 단장은 국내 풍력발전기술의 현황과 전망을 설명했다. 그는 “풍력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 독일은 풍력발전기 평균 용량률이 20%인 반면, 우리나라는 제주도, 대관령에서 용량률이 35%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 제도 때문에 풍력에너지를 보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풍력발전기는 표준규격에 따라 설치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제도는 일본 홋카이도의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며 “앞으로 협의를 통해 한국 실정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바이오 분야에서는 배상면주가 정창민 소장이 ‘식물성 폐기물로부터 연료용 에탄올 생산 공정 개발’이라는 발표에서 술지게미에 포함돼 있는 전분을 이용해 직접 에탄올을 만든 실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워크숍에 대해 이성호 소장은 “최근 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고유가 상황에서 우리의 국산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고 이번 대회를 평했다. 지난 8월 27일 정부는 태양광, 풍력, 전력, IT 등 9개 유망분야를 선정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녹색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했다. 학술의 장에서 논의된 ‘지식’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