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대학 진입 위해
스타 과학자 확보 필요
걸출한 스타 배출할 수 있는
긍정적 사회풍토 조성 시급

자연대 화학부
최근 서울대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여러 가지 업적을 내고 있고, 「더 타임스」 세계대학 평가 자료에서도 50위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괄목할 만한 외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대학이 명실상부한 세계정상급 대학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월드스타 과학자’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 과학자를 국외에서 영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으나 영구적 해결책은 국내에서 스타 과학자를 키워낼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물질적 지원과 표면적 제도 개혁보다 우선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사회 전반적 풍조와 인식의 개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우리는 이미 스타 과학자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 자원과 뛰어난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주지 못하고, 잘하고 있는 사람을 끌어내림으로써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집안싸움이 아직도 각 분야에서 만연하고 있다. 누군가 조금만 잘 나가기 시작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록 지원하고 격려하기보다는 삐딱한 시각으로 비판을 우선시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는 세계로 나아가려는 우리에겐 큰 걸림돌임이 분명하다.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격이 아닌가? 또 스타가 돼 있는 사람도 자신이 속한 집단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다른 이들을 감싸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풍토는 비단 과학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문제다. 최근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잇달아 자살을 해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고 최진실씨 같이 모든 한국 사람이 알 만한 톱스타가, 그것도 어린 두 자식을 두고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은 사건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아인슈타인이 물리학의 새로운 개념을 열어 크게 발전시켰고 아르튀르 랭보라는 어린 천재시인 한 명이 현대시의 새 지평을 열었던 것처럼 스타는 한 분야가 크게 전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특히 조금이라도 잘 나가기 시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실수를 격려하기보다, 조금이라도 잘못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잘못한 일이 없음에도 비판하려는 풍토가 만연하다. 우리나라처럼 작고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이러한 풍토를 타파하지 못할 때 과연 각 분야 세계최고의 인재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할 수 있을까?

서로를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사회. 남의 잘못보다 자신의 잘못을 먼저 볼 줄 아는 사회. 여러 분야에 스타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스타가 탄생했을 때 이를 기뻐해주는 사회. 작은 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줄 아는 사회. 스타는 자신이 왜 스타가 되었는지를 기억해 자신이 얻은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또 다른 스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 그리고 그 스타들로 인해 각 분야와 사회가 발전하고, 모든 국민이 혜택 받는 사회. 이러한 사회가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될 사회가 아닐까? 어느 분야건 가장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걸출한 스타’가 필요하다. 우리의 스타를 세계의 스타로 만들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선진 시민의 관점으로 ‘스타가 행복할 만한 사회’를 만들어보자. 그러면 결국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된 선진 사회가 더 빨리 오지 않을까?

남좌민 교수
자연대 화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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