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기 한국경제는 ‘정체‘가 아닌 ‘성장‘

▲위 - 식민지기의 GDE(국내총지출): 20년대에 정체된 성자(점선)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아래 - 식민지기 전체 생산 중 농업의 비중: 65%수준이었던 기존의 연구(점선)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75%의 높은 비중(실선)을 보인다. © 그래픽: 타케시마 에미 기자

자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통계를 바탕으로 역사학계의 주류 시각이었던 ‘자본주의 맹아론‘과 ‘내재적 발전론‘을 부정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해온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7일(금)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선총독부통계연보」, 「조선무역연보」, 「조선총독부특별회계세입세출결정계산서」, 「조선토목건설협회회보」 등의 자료를 통해 분야별 통계치를 발표하고 GDP(국내총생산)와 GDE(국내총지출)를 추계해 식민지기 한국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음을 주장했다. 

먼저 김낙년 교수(동국대ㆍ사회과학부)는 「경제통계 데이터 베이스」에서 “이번 추계는 각종 원자료를 그대로 입력한 데이터 베이스에 국한하지 않고 조사 방법의 변화, 데이터의 결락 등의 문제점을 보완한 데이터 베이스에 기초해 기존의 연구와는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농림어업, 광공업, 서비스업 부문을 중심으로 1910~44년의 생산량, 생산액, 부가가치를 구하는 과정과 통계치를 발표했다. 「광공업」을 발표한 낙성대경제연구소 박기주 연구원은 “광공업 분야에서 두드러진 점은 1910년대 실질 부가가치액의 증가율이 기존의 것보다는 완만하고, 192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1920년대에 정체를 보인다는 기존의 연구와 다른 결과를 발표했다. 

또 「민간 소비 지출의 추계」를 발표한 서울신용평가정보 주익종 연구원은 식민지기의 가계소비를 분석해 “1911~40년 간에 민간소비지출액은 8.36배 증가했으며, 소비지출 실질액은 연평균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1920년대에 ‘제로성장‘을 기록했다는 기존의 연구와 대조된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부문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정부부문」을 발표한 김재호 교수(전남대․경제학부)는 “실질 정부지출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감소하고 192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민간지출,정부지출 20년대 이후 지속적 성장 

마지막으로 앞에서 발표된 모든 분야별 통계치를 종합해 차명수 교수(영남대ㆍ경제금융학부)가 「식민지기의 GDP와 GDE」를 발표했다. 차 교수는 “식민지 초기에 농업은 전체 생산의 75%를 차지해 농업의 비중이 기존의 연구 결과보다 10% 높게 측정되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식민지 말기인 1940년대에는 40% 수준에 이르렀고 대신 광공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히면서 “부문별 추계결과를 종합하여 계산되는 당시의 생산 및 지출은 연평균 4%이상의 성장을 보여, 국제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며 “식민지기에 인구증가율이 1.6%였음을 감안하면, 1인당 생산이 연평균 2.4%로 성장한 셈“이라고 말했다.    

생산지출,연평균 4% 성장,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 

‘낙성대경제연구소‘는 현재 17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한국 경제의 장기경제통계 작성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내년에는 식민지기 이후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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