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내에서 제2외국어 랩(lab) 수업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들, 잠을 자는 학생들, 심지어는 출석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 등 랩 수업이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는 시간이 돼버린 것이다. 외국어를 배울 때 필요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 정규수업 시간에 다루기 쉽지 않은 듣기와 말하기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되는 랩 수업이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는 랩 수업이 정규수업의 연장선상이 아닌 ‘옵션’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랩 수업 정상화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정규수업과 랩 수업의 연계성이 필요하다. 랩 수업 출석률이 실제 성적 산출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혹은 랩 수업이 정규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과 연관이 없는 것이라면 학생들은 랩 수업에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랩 수업을 정규수업의 일부분으로 포함시킬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랩 수업의 운영에 유능한 조교와 적절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랩 수업이 정규수업 시간이 아닌 때에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를 담당할 적당한 조교 혹은 강사가 없다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갈 문제다. 더불어 랩 수업에 사용되는 자료들이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수강생들의 수준을 크게 벗어난 난이도의 듣기 혹은 말하기 수업이 진행된다면 학생들은 랩 수업을 외면할 것이고 그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 틀림없다.

본인이 수강하고 있는 러시아입문1의 경우, 랩 수업시간에 본 교재를 다루지는 않지만 그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비디오 클립을 보면서 대학원 과정 조교와 기본적인 표현을 익히는 시간을 갖는다. 일주일에 한 시간 진행되는 랩 수업의 출석률이 성적 평가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탈 비율이 낮고, 적절한 난이도의 비디오 클립을 통한 흥미 유발로 학생들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조교의 친절한 설명 또한 학생들의 실질적 참여에 한몫한다.

궁극적으로 랩 수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외국어 학습에 대한 학생들과 본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영어 이외에 제2외국어를 학습하는 것이 보편화된 현 상황에서 학생들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의 균형적인 발달을 위한 랩 수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 차원에서는 랩 수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정규수업과 랩 수업의 연계성을 고려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랩 수업을 담당할 조교를 따로 배치하는 등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허태규
경영학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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