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비스 발전방향 - 라이브러리 2.0 도입 후

그래픽: 김지우 기자
김해솔씨(가명)는 굳이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관심 있는 분야의 신간도서가 언제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신간도서가 도서관에 도착하자마자 RSS(맞춤형 정보 배달)가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는 책을 빌려보기 전에 도서관 이용자들이 입력해놓은 태그(꼬리표)를 보고 책에 대한 정보를 습득한다. 먼저 책을 읽은 이들의 평가를 보고 읽을 책을 결정하는 것이다.

◇라이브러리 2.0, 당신의 새로운 독서 파트너=이것은 참여, 협력, 개방을 모토로 삼는 웹 2.0의 특성을 살린 ‘라이브러리 2.0’이 적용된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의 모습이다. 현재 라이브러리 2.0은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에서 이용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갱신되는 책의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RSS는 ‘라이브러리 2.0’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서비스다. RSS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페이지에 있는 RSS주소를 즐겨찾기 목록에 추가하면 된다. 대법원 판례정보 및 전국 법원 판결을 제공하는 법원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RSS 기능이 적절하게 조합된 사례다.

현재 서울대 중앙도서관 또한 라이브러리 2.0개념을 적용한 RSS 서비스, 태그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용자들의 태그나 리뷰의 작성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앙도서관 전산지원실 김미현 실장은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활발히 참여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태그 및 서평 서비스보다는 관심 분야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하는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지연 교수(연세대·문헌정보학과)는 「라이브러리 2.0에 대한 이용자 인식 및 요구사항에 관한 실증적 연구」라는 논문에서 “라이브러리 2.0은 주제 분야별로 신뢰성과 전문성을 지닌 전문가에 의해 제작된 자료처럼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립디지털도서관이 선보이는 정보광장=도서관 건물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990년대 에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도서관 이용자 수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도서관 사서들은 도서관의 본질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고 대안을 찾아 나섰다. 고민 끝에 그들이 찾은 대안이 바로 ‘정보광장’으로서의 도서관이다. 정보광장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환경 및 인프라가 구축된 도서관이다.

다음달 준공 예정인 국립디지털도서관은 정보광장의 모습을 갖춘 도서관을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도서관은 전자도서관과 같이 가상적 공간에서만 운영되지는 않는다. 국립중앙도서관 박현주 연구원은 “이용자들은 가상적 공간과 물리적 공간 모두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도서관에 비해 가상적·물리적 측면 모두 진일보하겠다는 것이 국립디지털도서관의 포부다. 박 연구원은 “가상적 공간에서는 타 기관과 연계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전통적 도서관과 차별화된 물리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디지털도서관이 새로운 도서관으로 정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현재 디지털도서관 측과 출판계 측은 저작권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디지털도서관은 전자책, 논문자료 등의 디지털 자료를 제출하도록 출판사에 요구하고 있지만, 출판계는 디지털 자료를 도서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게 되면 전자출판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한다. 한국도서관협회 이용훈 기획부장은 “대중들은 정보를 무료로 공유하길 원하지만 전자책을 공개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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