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서 인도네시아 대학으로 가는 대로변 곳곳에는 한국 기업의 큼지막한 광고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대학까지 동행하던 현지 법인 코린도그룹의 부사장 정무웅씨는 “인도네시아 지역은 일본과 한국의 경제적 격전지”라며 “자동차산업과 가전산업 등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상당히 뛰어나며 덕분에 현지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한해 75억 달러, 말레이시아와 70억 달러의 교역량을 기록하는 등 동남아 지역이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한국에는 동남아 전문가가 부족하다. 대외협력본부장 노경수 교수(행정대학원)는 “동남아 지역은 한국에게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으나 ‘영토분쟁’같은 사건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한국의 상황과는 달리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의 경쟁국가인 일본은 현지 대학에 일본학과를 설치하거나 일본어학원을 세우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 현지 대학과 일본 대학간의 학생 교환도 활발해 현지 학생들에게는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더 친숙하다. 말레이시아 말레이 대학에서 한국학 관련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이일창 박사는 “동아시아학과에서 일본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에서의 국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정운찬 총장은 “한국이 동북아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동남아 교두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을 동남아 지역의 대학에 보내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 교환학생 신청을 살펴보면 신청자가 북미권에 집중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외협력본부 이상억 사무관은 “이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국가의 대학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협정을 체결한 대학들은 각 국을 대표하는 대학인 만큼 학생들에게 교환학생으로 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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