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한국독일사학회 국제학술대회

지난달 28일(금)부터 이틀간 성균관대에서 한국서양사학회, 한국독일사학회가 공동 주최한 ‘전국서양사연합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68학생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마련돼 68운동이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갖는 현실적 함의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그 중 한국독일사학회는 ‘68학생운동과 그 후’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신좌파의 상상력』으로 알려진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환교수(전남대․사회학과), 독일 68운동을 주도한 클라우스 메쉬카트 교수(독일 하노버대․사회학과), 조희연 교수(성공회대․사회학과) 등 국내외 학자들은 68운동을 트랜스내셔널리즘의 시각에서 살펴봤다.

연구자들은 68운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먼저 그 의미를 고찰했다. 조지 카치아피카스 교수는 ‘1968학생운동의 정치적 및 철학적 영향’이라는 기조발제에서 “68운동 때 대중은 아래로부터 참여하는 자율적인 조직을 통해 소비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자치, 탈상업화, 연대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메쉬카트 교수는 68운동이 지닌 국제적 성격을 강조했다. 그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거리두기, 헝가리의 10월 의거, 알제리전쟁 등이 68운동 출발의 배경이 됐다”며 “현재는 68운동을 했던 많은 활동가들이 제3세계에서 사회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68운동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동기 강사(서양사학과)는 ‘독일 68운동과 민족문제: 신좌파에서 민족좌파로?’라는 발표에서 68운동에 대한 논의가 단선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의 68운동은 문화혁명, 신사회운동의 발원 등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지만 당시 분단국가에 살고 있던 독일의 68운동 세대가 군비축소, 소련과 동독의 현실사회주의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는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구자들은 68운동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타다히사 이제키 교수(일본 주오대․정치학과)는 ‘독일의 68세대와 68논쟁: 시간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거리를 두고 본 관점에서’라는 주제발표에서 독일과 일본에서 68운동을 기억하는 방식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68논쟁이 활발하고 민족적 맥락이 강조되는 반면 일본에서는 68세대가 현재 정치세력화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침묵하고 있으며 68운동의 개념 또한 모호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68학생운동 수용’을 주제로 발표한 정현백 교수(성균관대․사학과)는 “한국에는 68운동의 내용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다”며 “선구자적, 엘리트적 성향을 지닌 한국 학생운동의 전통에서는 68운동이 지닌 반문화적인 행동양식들이 잘 이해되지 않아 수용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치아피카스 교수는 “68운동의 특징인 대중의 의사가 아래에서 수렴되는 자발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광주민주화운동과 촛불시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며 한국시민운동을 평가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68운동이 일어난 지 40년이 지났지만 그 시대정신은 아직도 유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운석 강사(고려대․사학과)는 “정권교체 후 민족주의적 경향이 강해지고 남북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68운동은 우리에게 사회․정치적 시사점을 준다”며 “68운동의 문제의식을 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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