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자 1621호 2면 취재기사 ‘사범대생, 전과는 안돼!’

타 단과대 학생들에게는 허용되는 전과를 사범대생에게만 허용치 않는 것은 부당하다.


사범대의 특수성을 들어 전과를 반대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물론 사범대는 교사 양성이라는 목표가 있다. 사범대 교수 중에는 강의시간에 교사로서의 마인드를 강조하고 중고등학교 교과에서 필요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분도 계시다. 그러나 과학교육계열쪽의 강의는 자연대 전공 강의와 별반 다르지 않다. 2학년 때 있는 실습 한 번과 4학년 때의 교생활동이 교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기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의심스럽다. 이런 경험이 교사 지망생에게 의미있겠으나 그런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사범대 입학이 교사가 되겠다는 약속이라는 말도 일리가 없다. 서울대 사범대는 타 대학보다 교사가 되는 비율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사범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되기 힘들다. 올해 임용고시에서 서울지역 생물교육과에 할당된 인원은 약 10명이다.


또 교직을 이수한 학생들로 인해 교사가 많아지므로 타 단과대의 교직과정을 축소 ·폐지하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교육 재정을 늘려 더 많은 교사를 채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자고 주장해야 한다. 또 더 많은 교사를 채용해 교사 대 학생의 비를 줄여야 공교육의 질이 더 높아질 것이다.


대학생들은 적성이나 흥미보다 수능 점수나 취업과 같은 사회적 조건에 비중을 두고 학과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학생 중 일부는 대학에서 폭넓은 경험을 통해 다른 종류의 학문에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대학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주는 공간이어야 하고 그런 기회를 학생들에게 열어 줘야 한다. 학과 운영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사범대 학우들에게만 전과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고 관료적인 행태이다.


학과 운영을 위해 전과를 반대하고 중고등학교에서 현직 교사의 수를 줄이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교육재정으로 정책을 운영하려 하기 때문이다. 돈으로 좌지우지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


이연화 생물교육과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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