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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세대 인디음악, 무엇이 달라졌나(上)대중에게 한발 다가선 인디음악


얼마 전 인디밴드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가 MBC의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2005년에 있었던 ‘카우치 알몸노출사건’이래 TV출연이 금기시됐던 인디밴드가 공중파 방송에 복귀한 것이다. 이 일은 최근 인디밴드들에 대한 관심이 갑작스럽게 고조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는 앨범 판매량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달이 차오른다’로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기하와 얼굴들’의 싱글앨범은 1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잔잔한 음악으로 감성을 울리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앨범 판매량 역시 1만 2000장을 돌파했다. ‘원더걸스’ 2집 앨범 ‘So hot’ 판매량이 5만장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볼 때, 이런 결과는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인디음악, 일상 속으로 스며들다= 인디음악하면 시끄럽고 괴상한 음악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그런 이들이 이렇게 갑작스런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그들의 음악이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크라잉 넛’, ‘노브레인’등 소위 1세대 인디밴드들의 음악은 강렬한 비트와 신랄한 가사로 대표됐다. 이에 비해 현재 인디밴드의 노래는 좀더 부드럽고 가볍다. 투쟁하듯 덤비는 가사가 아닌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가사들이 마음을 간질인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 바퀴벌레 한 마리쯤 쓱 지나가도 무거운 매일 아침엔 다만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 中)
1세대의 음악이 구속받는 사람들을 위한 비상구에 가까웠다면, 앞문, 뒷문, 창문에 이르기까지 음악과 청중 사이의 모든 공감의 통로를 열어놓는 것이 2세대 인디밴드의 특징이다. 인디 레이블 루비살롱 대표 이규영씨는 “인디밴드들은 주로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을 노래한다”며 “이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해서 편안함을 준다”고 설명했다.
◇대중가요 같지만 괜찮아= 전문가들은 현재 ‘인디밴드 같지 않은 인디밴드’의 모습이 발견된다고 지적한다. 음악비평웹진 『보다』의 김학선 편집장은 “1990년대 후반 홍대의 1세대 인디 밴드들은 주류 대중음악계와 자신들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며 “그들에게 음악이 ‘대중가요같다’는 말은 욕이나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영국의 펑크 록밴드)’나 ‘너바나(Nirvana,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를  꿈꾸었던 인디 1세대는 ‘록’이 아니라면 노래 취급도 하지 않았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재주소년’이나 ‘식스틴’처럼 주류 대중음악의 영향이 명백히 보이는 음반을 내놓는 이들이 늘어났다. 김학선 편집장은 “‘브로콜리 너마저’나 혹은 ‘달콤한 비누’ 등의 음악은 명백히 1980년대 대중가요의 멜로디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인디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나 ‘치즈 스테레오’는 인디밴드로는 특이하게 춤을 내세운 공연을 펼친다. 이들의 공연은 인디밴드라기보다는 댄스그룹의 그것에 더 가깝다. “공연은 곧 우리들의 무기이자 마케팅”이라고 말하는 밴드도 있다. 매 공연마다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는 것으로 유명한 ‘보드카 레인’은 지난 연말 한 콘서트에서 무대를 객석으로 내리고 관객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형식을 취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김작가씨는 “공연은 듣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포함한다”며 “관객과 좀 더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적 음악?= ‘눈뜨고 코베인’, ‘장기하와 얼굴들’은 ‘산울림’, ‘송창식’, ‘송골매’ 등의 음악세계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음악평론가 조원희씨는 “‘장기하와 얼굴들’은 1970년대 산울림이 보여준 신선함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하씨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산울림, 송골매의  노래는 가사를 굳이 노래에 끼워 맞추려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듯 노래한다”며 “한국말로 노래하는 이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한국적인 음악을 추구했던 1970~80년대 한국 포크가 2세대에서 재현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몸담고 있는 붕가붕가 레코드 대표 고건혁씨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곡을 만들 당시 가사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한다. 이러한 움직임에서 ‘우리말 특유의 호흡과 숨결이 담긴 노래’를 추구한 송창식이나, 그리고 국악의 특색이 담긴 음률을 시도했던 정태춘처럼 한국적인 음악을 찾고자한 앞 세대의 노력이 계승되고 있다.
이처럼 인디음악의 개념은 계속해서 변해가고 있다. ‘반항’으로 통용되던 인디밴드의 이미지는 어느덧 ‘공감’으로 바뀌고 있고, 한편으로는 솔직한 일상의 정서를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전달하려는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한국적 음악의 발견’이라는 가능성을 품고 대중 앞에 나선 인디 2세대. 이들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 2세대는 지금도 전진 중이다.

양기동  kidyang@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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