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지음, 창비, 8500원

『검은 꽃』의 작가가 5년 만에 낸 세 번째 소설집.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발표된 8편의 단편에서 일상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동시대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표제작 『오빠가 돌아왔다』는 열 네 살 소녀의 눈을 통해 폭력이 난무하고 돈과 섹스에 의해 결합, 유지되는 기능적 집단으로서의 가정을 그려내고 있다. 『김영하․이우일의 영화이야기』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는 만화가 이우일씨가 일러스트를 맡아 눈길을 끈다.


철의 시대 
존 맥스웰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들녘, 1만원

200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소설로 남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성을 훼손하는 인종 격리 정책의 부당성을 고발하고 있다. 주인공은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천진함을 잃어버린 소년들을 보며 지배와 저항으로 이분돼버린 당대를 ‘철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진보주의자였음에도 어느새 사회구조의 유지에 안주하는 화자의 불안한 내면을 잘 그리고 있다.


지구화시대의 영문학 
설준규, 김명환 엮음, 창비, 2만7천원

영문학자이자 민족문학운동의 실천가로 알려진 백낙청 교수(영어영문학과)의 정년을 기념해 그의 제자들이 엮은 논문집. ‘영문학연구와 주체’, ‘과학성과 문학성’ 등의 주제에 대한 백 교수의 비평에 드러난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관해 여러 필자들의 논문을 싣고 있다. 백낙청 교수의 영문학연구론이 사회변혁운동과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는 면에서 ‘주체적 영문학연구’라는 독창적인 연구 경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


지구환경보고서 
월드워치연구소 지음, 오수길, 진상현, 남원석 옮김, 도요새, 2만원

‘소비’가 지구의 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책. 이 책은 소득이 증가하면서  더 큰 만족을 얻기 위한 재화의 소비가 증가해 20세기 중반 이후 자원의 낭비를 가져왔다며 오늘날의 소비는 지구가 지탱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행복을 증가시키는 데 부는 한계를 갖고 있으며 소비를 줄이고 생활방식을 단순화해 지탱 가능한 삶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문학으로 과학읽기 
이중원, 홍성욱, 임종태 엮음, 실천문학사, 1만8천원

인문학적 시각에서 과학을 바라보고 분석한 책. 과학과 문화, 역사, 사회의 접점에 대한 쟁점에서 저자는 과학과 종교의 이분법적 대립이라는 현재의 상식은 19세기 학자 드레이퍼가 주장한 종교와 과학은 투쟁한다는 의견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서양의 역사에서 종교와 과학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며 오히려 ‘믿음에 대한 진술’로 과학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간예술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주형일 옮김, 현실문화연구, 2만5천원

사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부르디외가 ‘사진’에 대해 쓴 책. 그가 말하는 ‘중간예술’이란 고급 예술과 민중 문화 사이의 ‘중간 계급의 예술’을 일컫는 말이다. 부르디외는 이 책에서 중간계급이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예술 활동의 매체가 사진이라고 보고, 사진의 이미지와 사진 찍는 행위 속에 숨겨진 사회적 계급성과 상징체계를 밝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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