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6일자 1753호 2면
“법대와 로스쿨의 공존…학부생들의 불만·불안 증가” 기사를 읽고

학교에서 마련한 ‘학생들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법대 학부생들은 사물함 150개가 로스쿨 학생들에게 우선 배정되고 졸업생의 열람실 출입이 제한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에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학부생과 로스쿨 학생 모두 공평하게 선착순으로 사물함을 배정받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법대의 특성을 고려해 졸업생도 허가를 받아 열람실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해해달라”는 말만 반복하며 기어이 5층 사물함 150개를 로스쿨 학생들에게 우선 배정했고 5층 열람실은 졸업생 출입이 제한됐다. 학생들에게 돌아온 말은 여전히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대답뿐이었다.

현재 법대의 사물함 개수는 1,588개다. 학부생과 로스쿨생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개수다. 선착순 접수를 받아 모든 사물함을 배정했다면 로스쿨 학생과 학부생 모두 불만 없이 사물함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학교 측은 5층 열람실의 사물함을 로스쿨 학생들에게 우선 배정했다.

법대의 열람실 수요는 이미 포화상태다. 학교 측은 “열람실 수가 충분하다”는 말을 하다가 국산 법학도서관 열람실을 패쇄해 버렸다. 또 졸업생의 5층 출입을 제한해 사실상 졸업생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없애버렸다.

‘학생들과의 대화’는 결국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이뤄진 것이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대화’라는 형식적 절차를 통해 행정 처리를 강행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학교 측은 학생들이 근거 없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형식적인 대화, 일방적인 행정, 학부의 미래가 부칙 한 줄에 달린 현실. 학부생들의 불만과 불안은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학부생을 좀 더 우대해달라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학부생들이 가진 불만과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학부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그 불만과 불안을 해소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학생들과의 대화’는 서로 간의 벽이 매우 높다는 점을 깨닫게 해줬고 앞으로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상호 이해를 위해 지속적인 접촉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가 학생들의 불안과 고민들을 진지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문준혁 법학부·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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