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일제고사 징계와 관련해 소청을 제기한 교사들에게 ‘전원 해임’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일제고사가 정당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른바 MB교육의 핵심 키워드인 ‘경쟁과 서열화를 통한 학습능력 증진’이라는 정책방향의 정당화였다. 일제고사뿐만이 아니다. 학교 선택제, 자율형 사립고 설립, 3불정책 폐지, 국제중 설립 등 이른바 무한 경쟁의 MB교육 정책이 우리 교육 현장을 정글로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수혜자는 소수의 부유층에 국한돼 있다.

MB교육의 또 다른 방향은 학교 교육의 우편향이다.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을 시작으로 도덕 교과서와 사회 교과서 등이 잇따라 수정됐다. 급작스럽고 비민주적인 수정작업에 많은 반발이 이어졌지만 막무가내였다. 교육이 독재시절로 되돌아간 꼴이다. 양심적인 교사들에 대한 징계는 어느 때보다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제고사 문제로 파면․해임된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을 개혁하고자 하는 교육감 후보를 지원한 전교조 교사들에게도 무더기 징계 결정을 내렸다. 학교 교과서가 바뀌고 학교 교사들이 바뀌면지난해 촛불정국을 주도했던 청소년들이 외친 ‘미친소 반대’, ‘미친교육 반대’의 목소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우리가 만들어갈 교육은 무한경쟁의 정글이 아니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통제되는 그런 교육도 아니다. 초등학생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사회가 옳은 사회일 수는 없다. 돈이 없어서 배움을 포기해야만 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수는 없다. 정권에서 하고자 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파면․해임의 징계를 내리는 사회는 너무나 비상식적인 사회다. 십년수목백년수인(十年樹木百年樹人), ‘십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백년을 내다보며 사람을 심는다’고 했다. 우리의 교육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다. 100년을 보고 이어갈 미래를 위한 것이다.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필요하다. 미래의 교사, 미래의 부모가 될 우리 사범대인이 미래를 위한 밑거름을 마련해 가자. 


        

        2009년 상반기

        사범대학생대표자회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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