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본부 소속 청소원들은 학생과 직원들이 오기 전부터 청소를 시작한다. 직원들 출근 시간 전에 끝내려면 서둘러야 한다. 부지런히 맡은 구역을 청소하면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 오후에는 순환도로를 순회한다. 순환도로의 경우 딱히 특정 구역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본부 소속 청소원들이 추가로 도맡아서 청소한다. 순환 도로 청소는 만만치 않다. 범위도 넓고 나오는 쓰레기 종류도 가관이다. 한 번에 전부 돌지 못하기 때문에 국제대학원 건너편 등산로, 302동에서 기숙사, 정문에서 자연대, 자연대에서 공대 등으로 구역을 나눠 청소한다. 그 외에도 유리 닦기, 풀 뽑기, 행사장 준비 및 청소와 같은 시설물 관리와 관련된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기 때문에 이들은 항시 바쁘다. 정규직원 외에도 용역이라고 불리는 외부 청소원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각 구역에 배정돼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맡은 구역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한다. 서울대 학생이라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학내를 돌아다니는 청소원들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학내 청소 과정은 관리과 소속의 ‘수의장’이 관리한다. 직원들이 분리수거한 쓰레기들은 일반 쓰레기의 경우 ‘관일 산업’이 수거해가고, 재활용품은 ‘한국자원’과 ‘내고향자원’에서 나누어 수거해간다. 각 식당의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생협이 지정한 업체에서 수거해간다. 이 밖에 학내 특수 쓰레기 가령 실험실 폐기물, 스티로폼 등은 단대별로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의 관리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부인에 의한 쓰레기다. 학교에 들어서는 등산객들, 버스기사들, 나들이를 나온 많은 사람들,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몰래 버리는 쓰레기로 인해 학교는 고통받고 있다.

 개방 이후 관악 캠퍼스에는 매일 다수의 등산객을 포함해, 인근에 사는 주민들, 택시 및 버스 기사들, 학교 방문객들 등 다양한 외부인이 방문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관악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들고 갔던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학교에 그대로 버려진다는 것이다. 주로 학교와 연결된 등산로 입구나 순환도로가에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나 빈 병, 과자 봉지 등을 버리는데, 수풀 속이나 나무나 바위 아래와 같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기 때문에 청소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등산객 외에도 요즘 같은 봄날에는 버들골이나 순환도로 주변에 나들이를 온 외부인들이 많은데, 이들 역시 나들이 후 남은 일회용 컵, 과일 껍데기 같은 것들을 버들골이나 순환도로 주변에 버리고 간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이름 모를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다. 본부의 청소원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순환도로 주변을 청소하는데, 그때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쓰레기를 무더기로 발견한다.

청소를 하다 보면 이렇게 학내에서 외부인들이 버린 쓰레기가 발견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쓰레기들은 부피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며, 발견되는 장소도 비탈진 언덕 아래, 가시덤불 속과 같이 접근하기 위험하고 힘든 곳이 많기 때문에 수거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런 쓰레기들이 학내에서 이렇게 많이 발견되는 것은 버리는 사람의 양심도 문제지만 곧 서울대의 외부인 방문 관리의 허술함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도 볼 수 있다. 본부 청소원들은 매주 쓰레기가 버려지는 장소가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쓰레기 처리까지 담당하고 있다. 개방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 때문에 업무량이 늘고, 학교 전체가 쓰레기장이 돼서는 곤란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인들의 의식 전환과 더불어 학교측의 엄중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학교에 있을 수 없는 변기, 기름통, 쇠못, 철근과 같은 쓰레기의 출처가 어디인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

청결한 캠퍼스는 누구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청소원들의 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 역시 자신의 생활공간 청결 문제에 보다 더 능동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학교는 쓰레기 처리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좀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학내외 쓰레기를 처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농생대와 공대 사이에 위치한 등산로에 버려진 쓰레기들. 음료수 캔과 과자 봉지가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다.

신소재연구소 앞 비탈에서 발견된 유화 아스팔트 드럼통이다. 유화 아스팔트는 좁은 도로포장에 흔히 사용되며, 학교에서는 발견되기 힘든 물질이다. 장정 서너명이 힘을 써서 겨우 끄집어낸 철제통은 과연 누가 어떻게 버린 것일까?

철제통, 변기, 쇠못, 책상 조각, 전구 등 외부에서 유입된 게 확실한 듯 보이는 보이는 쓰레기들이 농대 쪽에서 공대로 올라가는 순환도로 옆 계곡으로 이어지는 비탈에서 빈번히 발견된다.

302동 옆 한남운수와 인헌운수의 버스 종점 옆 비탈에 버려진 담배꽁초들을 청소하는 모습. 302동 근처는 학내에서 외부인들의 출입이 가장 잦은 곳이다. 휴식을 취하는 등산객이나 버스 기사들이 무심코 버리는 담배꽁초 때문에 302동 근처는 항상 지저분하다.(왼쪽 사진)

지난 3월 서울대 후문 어린이집 근처 동산에서 발견된 생활 쓰레기들. 의자, 매트릭스, 여행용 가방, 유모차 등 일반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나무들 사이에 뒤엉켜 있다.(가운데 사진)

청소원이 공대 근처 등산로에서 가시덤불을 뚫고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쓰레기가 버려지는 장소가 가시 덤불 속이나 철조망 아래처럼 접근하기 까다로운 곳이기 때문에 처리하기도 힘들고, 미처 수거하지 못하고 남겨두는 쓰레기들도 많다.(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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