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진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경제위기와 맞물린 혼란 상황 진보 개념 명확히 할 적기

10년간의 진보 정권 사실 여부 떠나 무능 낙인찍혀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 결국 신자유주의로 회?

김형기 교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임현진 교수
사회학과

조명래 교수
단국대 도시행정계획학과













주대환 대표
사회민주주의연대

최영찬 교수
농경제사회학부












“진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무능한 진보를 반성하고 유능한 진보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1일 김형기 교수, 임현진 교수, 조명래 교수, 주대환 대표, 최영찬 교수 등 진보학자 및 시민활동가들이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진보진영의 성찰과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좌담을 가졌다. 이들은 “한국인의 일상에 강하게 정착된 보수 헤게모니를 걷어내지 않는 이상 진보진영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진보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한 사회

최영찬: 진보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하다. 이 자리를 통해 규정해 보자.

임현진:우리사회는 진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혼란스럽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이 생성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가 등장한 뒤, 새로 나타난 기득권층을 타파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공산주의와 노동운동이 새로 생겨났다. 당시 이러한 운동을 하는 세력을 일컬어 ‘진보’라고 규정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기득권을 해체하고  불평등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기본적으로 현실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수, 현실을 타파하려는 태도를 진보라 할 수 있다. 물론 진보와 보수를 칼같이 잘라 나눌 수는 없다. 러시아 혁명, 프랑스 혁명, 중국 혁명은 전부 사회주의적 이상을 갖고 시작된 운동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현실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진보와 보수는 시대적 흐름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규정돼야 한다.

김형기: 경제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자본주의를 넘어서려 노력하는 것을 진보라 할 수 있겠다. 좀 더 좁게는 시장과 국가를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를 규정할 수도 있다. 자유시장주의가 보수라면 개입을 통해 시장을 조정하려는 것은 진보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과도한 국가개입을 통해 경제 개발을 꾀했으나 ‘개발 보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명래: 굳이 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보라는 개념을 규정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탕으로 규정하는 편이 맞다고 본다. 우리의 경우 해방 이후 국가건설 과정에 참여했던 기득권 세력은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포용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반공주의, 산업주의, 자유주의 등의 가치를 수시로 동원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진보라는 것은 지배층에 대한 반발로 새로운 정치적 가치를 추구하며 현대사회의 대안적 가치들, 예컨대 소수자 인권, 환경 문제 해결 등을 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주대환: 오히려 지금과 같이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대한 혼란이 이는 때야말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개념을 정립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보다는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현실 정치를 반영해 왔다. 민주화와 산업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산업화를 주도한 세력과 민주화를 주도한 세력이 한국사회를 이끌어 갔다. 하지만 이제 한국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룩했다. 이제는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진보와 보수, 좌와 우가 정립될 수 있는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개인의 책임과 자유를 중심으로 하고 그 가치로부터 출발하는 자유주의와 그에 상대되는 사회주의라는 양대 축으로 사상계와 정계가 재편될 수도 있다.

◇현실정치에서 무능함을 보인 진보

최영찬: 진보가 무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동안 진보세력이 이러한 평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조명래: 지난 10년간 정부를 이끌어 온 사람들은 스스로를 진보라고 불렀지만 실제 그들이 진보라는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 지는 의문이다. 정치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진보적이지 못했다. 우리사회 진보는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나 현실정치에서는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조차 진보와 보수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나는 참여정부의 진보를 ‘얕은 진보주의’라고 부른다. 당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안타깝게도 진보라고 하기에는 학습이 부족했던 것 같다. 소수자 정권을 자처했지만 소수자와 이념이나 세력으로 연결된 것도 아니어서 한계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정치기술 미흡과 보수세력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민주개혁 세력은 최소한의 싹조차 잘려버렸다.

김형기: 문민정부에서 국민의정부로, 참여정부에서 이명박정부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사이에 두 차례의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 표면적으로는 서구에서 일정한 주기로 양당 간의 정권교체가 일어나듯 한국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진보진영은 각성할 필요가 있다. 2007년의 정권 교체를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주기적인 사건으로만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10년간의 진보세력 집권은 대중에게 ‘진보는 무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진보진영 전반에 걸쳐 위기가 초래됐으며 진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게다가 최후의 보루였던 도덕성조차도 최근의 박연차 사건을 통해 무너진 상황이다. 진보진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보면 된다.

조명래: 진보진영의 무기력증도 문제다. 성, 소수자, 환경 등의 가치는 기존의 어떤 정치세력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것들이다. 심지어 진보신당과 같은 당에서조차 이러한 가치들을 얼마나 읽어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것들은 향후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대안적 가치로 대두될 것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진보세력이 두 손 놓고 있는 동안 오히려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정치로 이들 이슈를 흡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하는 녹색성장 등이 그 좋은 예다.

주대환: 이기적으로 전개된 노동운동도 문제다. 내 직장, 내 노동조합에 속한 사람만을 위해 싸운다. 우리 노동조합이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격렬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찾아오지만 막상 오면 별다른 컨텐츠가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한다. 계급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우다 보니 노동운동 주체들은 개별적으로 고립돼 버렸다.

◇민주당을 둘러 싼 각종 악재들

최영찬: 최근 민주당이 ‘뉴 민주당 플랜’을 발표하면서 쇄신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임현진: 양당제도하에서 진보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상황이 좋지 않다. 민주당의 뉴 민주당 플랜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강조한다고 하지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성공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영국의 노동당도 ‘제3의 길’을 내걸었으나 결국 신자유주의로 회귀했다. 제3의 길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정체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민주당은 총선이나 지방선거, 대선에서 자신들의 계급적 성격을 규정하지 않는다. 득표를 위해서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뚜렷한 성격이 있다.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대표한다고 주장하지만 한나라당도 중산층과 서민을 고려한다고 말한다. 민주당은 선거 올인 전략에서 벗어나 이념과 노선을 분명히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한나라당과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조명래: 민주당은 그야말로 비빌 언덕이 없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노동자, 소수자 등과 같은 연결고리가 있지만 민주당은 붕 떠 있다. 딱히 떠오르는 지지계층이 없다. 민주당은 지역주의 기반이었지 일상 생활을 기반으로 한 정당은 아니었다. 민주당이 뉴 민주당 플랜과 같이 새로운 이념적 슬로건을 내건다 해도 지속적으로 양당제도를 뒷받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신자유주의 위기, 진보에게 기회?

최영찬: 경제 위기 이후의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김형기: 금융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가 위기에 봉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고, 경제가 불안정해지며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성장 자체도 불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진보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온다.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을 때 진보가 앞장 서서 부자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빈곤층에 투자하자고 주장한다면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진보 진영에 신뢰를 보낼 것이다.

조명래: 현재의 금융 위기로 인해 신자유주의가 퇴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위기가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맞지만 그렇다고 신자유주의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히려 현재의 고통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재 강화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위기 이후 세계질서를 보호주의로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데 세계 각국이 합의하지 않았는가. IMF 이후 양극화가 심화됐던 것처럼 이번 위기 이후 더욱 강력한 신자유주의가 도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보수가 앞으로 상당한 기간에 걸쳐 주도세력으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진보에게는 위기다.

◇진보를 선호하지 않는 국민정서

주대환: 한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된 진보라는 것이 있었다고 자부하긴 힘들 것 같다. 해방 이후 건국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공동체주의가 부족한 국가다. 국민들도 굉장히 개인주의적이며 모두가 경쟁에 적극적이다. 국민들의 삶 속에서 공동체 가치를 우선하는 유럽식 사회주의 사상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정치가 우 편향적인 것은 어쩌면 국민정서의 자연스러운 표현일 수도 있다.

조명래: 우리사회의 정치문화나 국민정치정서는 진보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이념적으로만 진보를 말할 뿐 일상적으로 국민들이 진보세력과 연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부 노동세력을 제외한다면 대중 정치 측면에서 국민의 심성 속에 진보적인 가치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민주화가 진행될수록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더욱 높아지고 시민단체의 정부 견제 역할이 더욱 강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정반대다. 뉴라이트의 등장이 시민사회 퇴보의 가장 중요한 징표다. 뉴라이트는 이름만 시민단체일 뿐 국가정책을 옹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단체다. 본래 시민단체는 권력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의 다양성과 소통, 연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배우지 않았나. 시민단체가 국가를 감시하고 제어하며, 시장까지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민사회가 갈수록 무력화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가 선거로 득세를 하기란 어렵다. 어찌 보면 시민단체가 역할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단시간에 과잉 생산된 것 같다.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쳐 시민단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진보세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겠다.

한국에서 진보라는 가치가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인식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의 20, 30대가 중심세력이 될 때까지 진보세력이 무리해서 권력을 가지려 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보다는 진보가 대안적 가치로 국민의 생활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시민정치 세력들이 넓게 반(反) 보수가치 연대를 할 수 있다. 또한 민주당이 현재 상황에서 최소한의 대안정치를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세력들이 앞으로 신경써야 할 것은 시민들과 어깨를 맞추고 연대하는 일이다. 독일의 녹색당은 처음부터 제도정치에 진입하지 않고 지방정치에서부터 시작해 중앙정치로 옮겨가는 절차를 밟아 성공했다. 한국인들의 강한 보수 헤게모니를 바꿔내지 않으면 진보가 현실정치에서 세력화되기는 어렵다.

주대환: 시민단체들도 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진보 시민단체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정부는 그럴 수도 있다. 북한과 직접 대화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필요한 때에는 대화를 위해 북한의 잘못을 눈감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까지 그럴 이유는 없다. 북한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권에 대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이들에게 국민이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는 지난 10년간 보수언론이 행한 ‘진보단체는 곧 친북좌파’라는 식의 낙인찍기도 한 몫했다.

◇진보의 대중화가 필요

최영찬: 진보세력의 한계로 대중과의 스킨십 부족이 종종 꼽힌다.

주대환: 학력이 높은 지식층과 일정한 소득수준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진보가 지지를 받는 것은 진보세력에게는 좋지 않은 현상이다.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이 실현됐을 때 이익을 받을 계층인 비기득권층으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관계다. 진보진영이 기득권층으로부터 받는 지지에 의존하는 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직까지 진보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화돼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뒤로 연금생활자가 많아진다. 보수가 내놓는 복지계획으로는 이들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 보수가 내놓는 신자유주의 정책대로라면 양극화가 심해져 빈곤층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진보세력이 되어 줄 사람들이다.

김형기: 주목해야 할 것이 언론에서 보수좌파, 진보우파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진보라는 가치를 현재의 진보진영이 독점하지 못하는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진보가 낡은 진보에서 새로운 진보로 전환되지 못할 때 진보진영을 수구라고 몰아붙일 담론이 기획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박근혜가 다시 부상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 박정희가 살아있는 듯하다. 실제로 지난 10년의 정부는 박정희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시점에서 진보는 성찰과 반성 없이 단순히 대단결을 해서는 곤란하다. 기회를 또 놓친다. 진보가 변화하지 않으면 보수 대 보수의 구도로 정치판이 변한다. 혁신된 진보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선거를 위해 단결만을 외친다면 진보의 패배는 필연이다.

주대환: 진보는 이상주의자고 보수는 현실주의자다.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는 각각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진보세력은 진보가 가진 본질적 성격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조금 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진보파들은 머릿 속의 진보적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는 미숙했다. 그때그때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 외세 의존에 반대하는 반미 운동을 할 줄은 알았지만 이것은 진보가 아닌 보수가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머리에만 담아두었던 진보적인 사상을 몸을 이용해 표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특히 보통의 국민들은 거창한 정치담론이 아닌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있다. 그동안의 진보 학자들은 대중과 함께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소홀히 한 점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진보세력이 보기에는 먹고 사는 것이 별 것 아닌 일처럼 보일지라도 진보 정치인들의 존재 이유인 대다수의 민중에게는 매우 절실한 것일 수 있다. 진보진영은 민중의 바람을 대변하고 함께 해야 한다.

조명래: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거대 정치담론에 대해서도 소홀히하면 안 된다. 진보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거대 정치담론 학습에만 골몰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소홀히 하는 것도 곤란한 것이다. 진보세력이 현실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중들이 표방하고 추구하는 것은 가벼운 것일 수 있다. 진보 세력은 그것을 넘어서는 변화의 추동력을 얻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현실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 지난 정부 시절 그린벨트 정책과 관련해 알고 싶은 것이 있어 경기도청과 국토해양부를 오갔지만 들은 게 없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정부에서도 잘 모른다. 오히려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보고 배운 것이 많다.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진단하고 구체적 방향을 내기 때문이다. 진보 정치인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최영찬: 진보진영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과거의 무능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유능한 진보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일시: 5월 21일 오전 10시
장소: 호암 교수회관 파인홀
사회: 최영찬 교수
패널: 김형기 교수, 임현진 교수, 조명래 교수, 주대환 대표
사진: 황율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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