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은 2009년 2학기 수강 신청을 맞아 신설된 고전독서강화 교과목, 예술과학 융합교과목, 체육과학 융합교과목 중 강의를 하나씩 선정해 소개한다. 또 모든 단과대 학생이 수강할 수 있는 일반교양 중 이색적인 강의를 선정해 봤다.

신설 강좌

◇소리의 과학과 악기제작 체험(일반교양/성굉모 교수)=
세계 민속악기를 ‘연구’해 악기를 직접 ‘제작’하고 시연회에서 ‘연주’하는 수업이 이번 학기부터 열린다. 수강생들은 강의를 통해 여러 가지 악기의 작동원리를 배우고 미대 실습장에서 2인 1조로 자신만의 악기를 만들게 된다. 기말고사는 악기제작 계획 발표 및 완성작 평가와 마지막 주에 열리는 시연회로 대체된다. 악기 연구에서 시연까지 한 학기 동안 전체 과정을 지휘할 교수는 음대 교수가 아닌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성굉모 교수다. 한국음향학회장을 역임한 성굉모 교수는 현재 전통 악기나 음향기기의 음향을 분석하는 음향공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 알기’를 넘어 ‘예술 즐기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이 강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리를 울리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3학점. 목 8~11교시. 정원 30명.

◇세계의 지성: 마르크스/막스 베버/푸코 읽기(일반교양)=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 이번에는 읽어보자! 이번 학기에는 고전(古典)으로 고전(苦戰)한 이들을 위해 다채로운 고전독서강화 교과목이 개설된다. 근대의 경제학, 사회학, 철학의 대부인 마르크스, 베버, 푸코의 원전에 관심‘만’ 있던 학생들은 ‘세계의 지성’ 강좌와 함께 승전보를 울려보자. 마르크스 읽기 강좌에서는 여러 전공 영역을 포함하는 마르크스의 『경제학·철학 초고』, 『자본』, 『공산당 선언』을 해당 분야 전공 교수들(최갑수 교수(서양사학과), 임홍배 교수(독어독문학과), 정상준 교수(영어영문학과), 정호근 교수(철학과))이 수강생들과 함께 직접 읽고 토론하며, 베버 읽기 강좌에서는 서이종 교수(사회학과)와 함께 『경제와 사회』 한 권을 집중 탐독한다. 푸코 읽기 강좌를 진행할 오생근 교수(불어불문학과)는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강독과 더불어 「나, 피에르 리비에르」 등 푸코와 관련된 영화도 감상·비평할 예정이다. 서이종 교수는 “분과학문의 편협성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시각을 회복하기 위해선 학문과 사회와의 연관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긴 고전을 읽어야 할 때”라고 고전읽기의 의의를 설명했다.
3학점. 금 5~7교시(마르크스 읽기)/화 5~7교시(막스 베버 읽기)/월 8~10교시(푸코 읽기). 각 정원 30명.

◇산과 인생(일반교양/나영일 교수 외)=전주사람들이 전주비빔밥을 잘 찾지 않듯 관악캠퍼스 학생들에게 관악산은 ‘가깝고도 먼 당신’이다. 지금까지 학교 ‘뒷산’ 한번 올라보지 않은 학생이라면 이번 학기에 신설되는 ‘산과 인생’을 수강하는 것이 어떨까. 체육교육과 나영일 교수와 12명의 서울대 교수산악회 소속 교수님들이 진행하는 이 강좌는 주말을 이용한 실습시간에 관악산과 북한산, 지리산을 직접 등산한다. 등산길에는 임경훈 교수(정치학과, 관악산), 김두철 교수(물리・천문학부 북한산), 이승환 교수(농생명공학부, 지리산)가 동행한다. 기초교육을 받은 후 짜릿한 암벽등반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나영일 교수는 “자신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걱정에 매몰돼 있는 학생들이 자기성찰의 시간을 통해 숲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를 얻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습 외에도 매주 1시간의 강의시간을 통해 교수님과 함께 산이 주는 인생의 교훈을 나눈다.
2학점. 금 2~4교시. 정원 30명.

이색 강좌

◇한국전통문화와 규장각(일반교양/김인걸 교수)=
가깝다. 본부에서 걸어서 5분이다. 알차다. 조선왕조실록, 대동여지도 등 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국보와 문화재들이 전시돼 있다. 그동안 귀찮다는 이유로 규장각을 멀리했다면 이번 학기에는 김인걸 교수(국사학과)의 강의를 들으며 규장각에서 한국 기록문화를 섭렵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국 기록문화에 대한 총설에서부터 담당 교수의 안내에 따라 규장각의 호적, 고지도, 회화자료, 의궤 등 고문서를 종류별로 분석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한국 기록문화와 그에 기반한 한국의 문화정체성을 느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영정조 시대와 규장각에 관련한 다양한 참고문헌이 수업에 활용되니 강의 계획서를 참고해 미리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3학점, 화, 목 6.5~7교시, 정원 120명.

◇공공인턴십(일반교양/이봉주 교수)=공공기관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지만 어떠한 경험도 없다면 이 강의를 통해 공공기관에서의 근무 환경을 체험해보자. 3, 4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강의는 주당 이론 1시간과 실습 2시간으로 구성돼 수강생들은 총 30시간 동안 원하는 공공기관에서 인턴십 실습을 할 수 있다. 매주 이봉주 교수(사회복지학과)와의 일대일 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자율적인 운영을 북돋운다. 평가에는 학기초에 스스로 기획한 과제가 학기말까지 얼마나 잘 연결되는지 결산하는 프로젝트 페이퍼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은 관심있는 공공기관에 대해 미리 조사한 다음 담당 교수의 지도승낙을 받아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2학점, (시간 미정), 정원 5명.

◇도서관 정보검색(일반교양/조명희 강사)=오늘도 과제하러 중도에 간 당신. 필요한 자료를 못 찾아 헤매고 있다면, 레포트 쓰면서 정보윤리 문제와 참고문헌 작성법으로 고민한다면? 언론정보학과에서 개설한 이 강좌가 적격이다. 수강생들은 국내외 도서관과 정보센터, 해외 웹데이터베이스의 활용 방법을 이론과 검색 실습을 통해 배울 수 있다. 강의는 매주 대학 도서관의 정보시스템, 자료의 분류와 배열 방법, 국내외 학술 자원의 탐색과 활용 등으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학기말에 그동안 배운 수업 내용을 총동원해 학기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도서관 정보 검색과 관련한 강의답게 학기 중 중앙도서관 투어가 계획돼 있으며, 수업 중 인터넷 활용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2학점, 오전반 금 3~4교시, 오후반 금 6~7교시, 정원 60명.

◇자연과학의 세계(일반교양/김희준 교수)=자연과학에 관심은 많았지만 배경 지식이 부족해 관련 강좌 수강이 꺼려졌던 학생들은 망설이지 말고 이 강의를 ‘클릭’하자. 기존의 강의들이 과학의 세부 분야 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가르쳤다면 이 강의는 과학 전반을 넘나들며 통합적 이해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강의는 매주 우주배경복사, 특수상대성이론, 양자이론, 센트럴도그마 등의 테마 중 하나를 선정해 진행된다. 다소 난해하게 보이는 주제이지만 문과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김희준 교수(화학부)는 매 시간마다 학생들에게 강의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바로 답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마지막 주에는 20세기 과학사와 천문학자 리빗의 삶을 되돌아보고 21세기를 살아가는 과학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강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3학점. 월, 수 5~6.5교시 정원 6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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