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수)부터 MoA에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전
제3의 감각으로 만나는 복합예술

(왼쪽부터) 이신우 교수, 설치미술가 배종완씨, 박종화 교수가 서울대 미술관 MoA에서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다은 기자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 MoA에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신우 교수(작곡과)의 곡을 박종화 교수(피아노과)가 연주하고 여기에 설치미술가 배정완씨의 미술작품을 결합하는 복합예술전이다. 원죄를 지닌 인간이 절대자에 의해 구원되는 과정을 토대로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신학자 루이스(C. S. Lewis)의 원작 소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받은 영감이 더해져 공동예술작품이 탄생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신참 악마 웜우드에게 전수하는 유혹의 기술이다. 사람들을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31가지 방법을 내용을 담고 있다. 스크루테이프가 전하는 악마의 유혹에 매료된 작곡가 이신우가 설치미술가 배종완과 피아니스트 박종화를 만나 빛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신우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예술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음악을 감상하는 청각 외에 새로운 감각을 찾고 싶었다”고 답했다. 음악을 느끼는 또 다른 감각을 모색하던 그는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법을 떠올렸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시각을 통해 이미지를 전달하는 미술과의 결합이었다. 그는 “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시각적 이미지가 보여지고 반대로 시각적 영상이 흐르는 가운데 청각적 자극이 더해지는 식으로 동시에 시청각을 자극한다면 그것을 수용하는 것은 제3의 감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로 다른 두 예술장르를 합치는 과정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박종화 교수는 “음악에 비해 미술작품이 화려하거나 미술품에 비해 음악이 과장될 경우 한 감각이 다른 감각에 종속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곡과 설치작품의 조율을 위해 2년간 끊임없이 작곡과 편곡을 반복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설치미술 작품은 형태를 결정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설치미술가 배종완씨는 “음악은 고정된 형상을 갖춘 사물과 달리 변모하는 시간성을 갖는다”며 “음악과 미술의 진정한 합일점을 찾기 위해선 미술품 역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속성을 가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MoA 내부에 3층 정도 높이로 설치된 그의 메인 전시물은 내부 골격에 수없이 많은 현이 걸쳐져 조형물의 굴곡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동시에 빔프로젝터로부터 빛을 받아 시시각각 변한다. 생동감 있는 이미지를 창출하고자 한 그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연주를 담당한 피아니스트 박종화 교수는“세 명이 함께 일하되 각자가 작곡, 미술, 연주라는 독립적인 영역을 담당했기 때문에 매 순간 동일한 주제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돋보이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작품을 수용하는 새로운 감각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 전시·공연의 목적인만큼 선입견 없이 온몸으로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9일부터 30일까지 상연되고 공연은 이달 9일부터 30일, 매주 수요일마다 4차례에 걸쳐  오후 7시 30분에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 서울대 미술관(880-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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