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이(가상의 인물ㆍ20세)는 선배와 점심 약속이 있어 후생관 식당(제5식당)을 찾았다. 알밥을 먹은 후 전통찻집 다향만당에서 오미자차를 후식으로 즐긴 그는 후생관 이발소에 들러 깔끔하게 이발을 했다. 어느덧 수업 시간이 다가와 관악이는 학생회관 복사실에 들러 오늘 맡은 발표 수업을 위한 참고 자료를 준비했고, 수업에 앞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춘곤증을 쫓았다. 학번대표인 관악이는 수업이 끝나고 후생관 여행사에 들러 4월에 있을 모꼬지 준비를 위해 대성리행 기차표를 예매할 것이다.

 

관악이가 이용한 모든 서비스와 시설은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이 운영, 관리하는 후생복지시설의 일부다. 서울대 생협은 18개 식당, 17개 휴게실 및 매점, 4개 서점, 문구점 등 교육지원시설, 기념품부, 사물함을 포함한 21개 일반후생시설 등 총 59개 후생복지시설을 직영 및 위탁 운영하고 학내 창작곡 밴드 음반제작사업을 지원하는 등 생활문화운동 공동체의 역할도 담당한다.

 

생협 운동은 1884년 영국 로치데일의 소비협동조합을 시작으로 20세기 이후 대안적이고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생활문화운동으로 발전돼 유기농산물의 도농 직거래의 매개역할을 담당하는 지역 생협, 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한 의료 생협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다각화된 생협 운동은 대학 내 각종 후생복지 편의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대학 생협으로 무대를 넓혀 1990년 11월 조선대 생협의 출범 이후 2004년 현재, 전국 13개 대학에 설립돼 조합원 수가 5만여 명에 이른다.

 

서울대 생협은 75년 ‘소비조합’과 90년 9월 1일 창설된 ‘생활복지조합(생복조)’이 담당한 후생복지 시설 관리를 이어받아 2000년 6월 15일 350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창립총회를 한 이후 2001년 4월 24일 설립인가, 같은 해 7월 21일 법인등기를 마쳤으며, 2002년 4월 1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기획에서는 2000년 창립총회 이후 4년여에 걸쳐 운영돼온 서울대 생협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지향점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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