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노출에 대한 사전예방
이제 캠퍼스에서도 시작할 때
건축물의 특성과 분포에 따른
체계적인 석면관리 해야

황성호
보건대학원 박사수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석면의 위험성과 유해성이 사회적·보건학적으로 문제 되고 있다. 이는 석면취급자의 직업적 노출뿐만이 아니라 비직업적 노출, 즉, 석면 포함물질로부터 비산돼 일반 시민이 석면에 노출되는 것과 석면이 함유된 원료로 생산하는 베이비파우더, 의약품 등 비의도적 사용으로 인한 노출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석면은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 등을 일으키며 잠복기가 10~30년 정도로 길다. 따라서 특히 젊은층이 석면에 노출되면 그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환경부, 노동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그리고 지식경제부처별로 나누어졌던 석면 관리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난 7월 ‘석면 위해로부터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석면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가칭 ‘석면 안전관리법’을 제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경부나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다중이용시설들과 학교 건물 등을 대상으로 석면 사용실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대대적으로 벌이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다중이용시설이나 교육기관에서의 석면 위험 관리에서, 선진국을 참고하더라도 가장 먼저 석면 관리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실천돼야 할 곳은 건축물로 볼 수 있다. 석면은 단열성, 내마모성 등의 성질이 있어 자동차의 브레이크라이닝, 가스켓, 방직 제품 등의 산업용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 주거 공간 및 건축물 자재로 주로 오래된 천장재 및 바닥재 등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런 석면에 대한 관리 대책은 대학캠퍼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대학 캠퍼스는 건축물의 용도, 건설연도 및 리모델링, 그리고 건축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특성과 분포에 따라 다양한 건축물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독특한 특성이 있어 체계적인 석면관리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건축물에 석면이 포함 됐다고 무조건 위험한 것이 아니라 포함된 석면이 비산돼 흡입노출가능성이 있을 때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런 관점에서 석면이라는 물질 자체가 유해하다는 언론의 보도는 과장된 면도 없지 않다. 즉 석면이 포함된 건축자재에서 석면섬유가 비산될 가능성이 없으면 노출 위험성이 적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관리적 입장에서 본다면 석면이 건물에 존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석면이 비산되도록 방치하거나 비산 됐을 때 적절한 대책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된다. 석면은 노출에 의한 질병의 잠복기가 길어서 급성으로 건강에 영향이 나타나는 유해물질들과는 달리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전예방은 석면 분포의 확인과 그에 따른 석면 관리 전략의 개발 및 준수와 같은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해외 대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선진국의 대다수 대학은 석면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asbestos’를 입력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미시간대, 하버드대, 버클리대, 미네소타대, 영국의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노섬브리아대, 캐나다 칼턴대, 컨커디어대 등 외국의 대학에는 이미 석면관리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지난 10월 8일 발표된 2009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가 세계 47위로 해마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때 학문적인 평가에서뿐만 아니라 이 학문을 선도하는 서울대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석면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내 대학 석면관리 프로그램의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