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CHANNEL 2009 영상제영화를 통한 소통 꿈꾸는 이들‘이미지 밴드’ 영상제 열어

 

사진: 최창문 기자

“연애랑 영화는 비슷해. 좋을수록 말이 필요 없지. 채플린처럼…” 윤성호 감독의 영화 「은하해방전선」에 등장하는 대사다. 소통을 이야기하면서도 관객과 소통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말만 쏟아내는 영화들은 대화가 부족한 연인이 결별할수 밖에 없듯 관객에게 이별을 통보받게 된다. 관객과의 교감보다 과도한 스펙터클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학내에서는 상업영화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 이별을 고하며 진정한 소통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의 영상제가 열렸다.

지난 12일(목) 언론정보학과의 영상창작동아리 ‘이미지밴드’가 ‘CHANNEL 2009’ 영상제를 열었다. 지난 10년간 영상기획과 제작을 연구해온 동아리인 이미지밴드는 매해 독특한 콘셉트의 기획을 마련해 그간 제작한 영상을 상영하는 영상제를 개최해 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10년째 상영 중’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영상제는 그동안 진정한 소통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해온그들의 열정을 보여준다.

영상제의 시작을 알린 작품 「프리허그」는 따뜻한 심장의 두근거림을 지치고 힘든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동국대 학생 나하나씨(동국대·광고홍보영상학과·08)의 프리허그 운동을 담고 있다. 명동 한복판에 선 나하나씨는 프리허그라는 나눔을 통해 무관심과 고독으로 상징되는 도시의 거리를 따스함의 거리로 바꿔낸다.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첫 번째 작품과는 달리 세 번째로 상영된 작품 「너울」은 삶의 극과 극을 오가는 두 인물의 비극적 삶을 대조적으로 그려냈다. 신춘문예당선이라는 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선 심운과 상율. 상율은 신춘문예당선과 동시에 결혼이라는 또 다른 행복의 순간에 서 있다. 행복을 만끽하던 둘은 상율의 약혼자를 만나 자축의 술자리를 갖지만 그날 밤,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은 심운과 상율 그리고 그의 약혼자는 결국 사고를 당하고 이 사고로 상율의 약혼자는 죽게 된다. 약혼자의 죽음이라는 생애 가장 비극적 순간은 상율과 심운의 시인으로서의 인생마저 죽음에 이르게 해 이들의 삶을 비극으로 물들인다. 이외에도 이번 영상제는 「안녕 미안 안녕」과 같이 한 연인의 연애와 다툼 그리고 헤어짐을 다룬 작품과 ‘키보드 워리어’라는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다룬 「초코 까지마」 등 삶의 다양한 국면을 파고들며 진한 공감을 불러오는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영화와 ‘10년째 연애 중’이라는 ‘이미지밴드’의 영상제는 매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오래된 연인들의 만남에 소통과 대화가 사라지면서 찾아오는 권태기처럼 영상제와 관객의 오랜 만남에 혹시나 찾아올지 모를 권태기가 두렵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매번 새로운 콘셉트를 채택하고 일방적인 영화 상영에 그치지 않으며 관객들과의 교감을 위한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는 레드카펫과 티켓 입장 등을 통해 그 재미를 더했다. 지미경씨(외교학과·08)는 “진행이 지체돼 아쉬웠지만 영화제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적용한 것과 공감할만한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낸 영화들을 볼 수 있던 점이 좋았다”며 이번 영화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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