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동아리 ‘콩밭’ 회장 강대웅씨 인터뷰

“불합리와 비폭력에 대한 고민이야말로
채식을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입니다.”

사진: 성재민 기자
욕망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 우리의 식탁을 지배하는 욕망은 자연적이지도 필연적이지도 않다. 지난 10년간 채식을 고집해왔다는 강대웅씨(영어영문학과·01) 는 ‘욕망의 식탁’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들 중 한 명이다. 생명존중과 비폭력의 실천을 위해 채식을 해오다 얼마 전 학내 채식 동아리 ‘콩밭’을 만든 그를 만나 채식에 담긴 가치들을 이야기해 봤다.

1999년 어느 날 강대웅씨는 삶에 고단함을 느껴 명상을 시작하게 됐다. 명상을 하면서 함께 시작한 채식은 그에게 어느덧 비폭력과 생명에 대한 고민을 품게 했다. 그는 “지구의 한편은 과영양 상태이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기아가 발생하는 불합리에 대한 고민이 지금까지도 채식을 포기하지 않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채식을 꾸준히 해오던 그는 이 불합리와 비폭력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함께 채식을 하던 친구들과 지난 7월 ‘콩밭’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콩밭’은 채식의 필요성을 알리고 식습관에 대한 고민을 다른 이들과 나누려는 동아리다. 이들은 채식 퀴즈를 풀며 채식에 대한 오해를 풀고 채식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이벤트를 연다. 그 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에게 샌드위치, 야채 김밥 등 채식을 무료로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육식의 위험성과 식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논리를 폭로하는 영상들을 보여주는 영상제 등을 꾸준히 열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에는 ‘자기 자신을 포함해 아무에게도 해를 가하지 말라’는 강대웅씨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폭력이란 직접적인 가학과 살육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육식은 동물에 대한 ‘간접살인’이며 우유, 계란 같이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먹는 식품 역시 생산과정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최근엔 우유, 계란도 먹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편식이 심하다보니 그가 집을 나와 음식을 사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그는 “교내 식당에도 채식 식단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교내 식당 조리사 분들과 채식 만들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한 요리강습을 꼭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콩밭’ 활동이 주로 채식에 대한 올바른 지식전달을 위한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채식데이 운동,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채식도시락 나눔 행사 등 채식을 활성화하고 채식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아직도 많은 사람은 단순히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채식을 한다. 하지만 강대웅씨는 “육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자동차, 오토바이 등의 배기가스를 통해 배출되는 탄소양보다 많고, 자본주의의 이윤추구와 경쟁논리에서 비롯한 대량생산체제를 위해 동물들이 대량학살 되는 현실에서 채식하는 것 이상으로 채식이 갖는 사회적 함의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채식이 단순한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욕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채식주의자의 삶은 단순히 자신을 위한 금욕의 삶은 아니다. 사회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함께 하는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식탁을 다시금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채식 동아리 ‘콩밭’ 회장 강대웅씨가 채식에 익숙치 않은 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채식 요리를 소개한다.
삽화: 김지우 기자

새싹 비빔밥 만들기
재료: 밥, 비빔밥 소스, 브로콜리싹, 무순, 배추싹, 다채, 양파, 팽이버섯, 구산 왕도고 가루
1. 양파와 버섯을 0.5cm 크기로 썬다.
2. 고추기름에 마늘과 위 재료를 넣고 볶다가 고추장과 나머지 재료를 넣고 볶은 뒤 다시마 국물을 붓는다.
3. 끓으면 구선 왕도고 가루를 조금 첨가해 농도를 맞춘다.
4. 그릇에 밥을 담고 새싹과 식용꽃으로 장식한 뒤 비빔밥 소스를 끼얹는다.

견과 초밥 만들기
재료: 현미찹쌀 1컵, 멥쌀 2컵, 참기름 2큰술, 소금 약간, 레몬 반 개, 호두 3알, 아몬드 10개, 은행 10알, 진간장, 겨자소스
요리에 앞서 현미찹쌀과 멥쌀은 깨끗이 씻은 뒤 10분간 물에 담가 둔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른 뒤 겉껍질을 벗긴 은행을 파랗게 될 때까지 볶는다. 호두는 깨끗하게 손질하고 레몬은 즙을 내둔다.
1. 밥을 고슬고슬하게 짓는다.
2. 밥이 뜨거울 때 레몬즙, 소금, 참기름을 넣어 초밥틀이나 모양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3. 호두, 은행, 아몬드를 모양 낸 밥 위에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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