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2년 창간된 이래, 근 50년 간 비판적 지성지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해 온 『대학신문』은 최근 많은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대학 사회에서 지적 담론이 축소되는 분위기와 그에 따른 독자들의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지 않고,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수요를 수용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위기 의식은 근 수 년간 『대학신문』 내·외부로부터 싹터 왔고, 이에 따라 『대학신문』는 지난 2002년에 학생 생활을 보도하는 '캠퍼스' 면과, 대학가의 소식을 전하는 '대학' 면을 신설하고 그간 인터넷기자 1~2인으로 운영돼 온 인터넷팀이 인터넷부로 승격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 적도 있으나, 아직 서울대의 대표적 언론 매체로서 독자들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데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16면으로의 증면 역시 2001년에 부분적으로 시행되다가, 현재는 한풀 꺾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저희는 이번 학기부터 다음과 같은 시도를 통해 발전의 발판을 마련코자 합니다. 우선 주로 신문사 내부 필진의 글로 이뤄졌던 의견면을 확대해, 독자들의 자발적인 투고로 구성하는 '독자의 소리'에 별도의 면을 할애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사설'을 2면에서 의견면으로 이동하고, 2면의 보도 기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독자들과 함께 하는 『대학신문』
비판적 지성지로 거듭날 것

또한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증가하는 관심에 부응코자, '테마' 면을 신설해 영화, 공연, 미술 등 해당 주제별로 신선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테마' 면은 주로 매 신문의 마지막 면에 '캠퍼스' 면, '문예' 면과 번갈아 게재될 것입니다. 지난 2001년을 끝으로 중단됐던 '사람' 면을 부활해, 학내·외의 주목할 만한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러한 지면 신설 및 개편뿐 아니라, 좀더 수준 높은 신문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기존의 레이아웃을 평가하고 새로운 지면구성 원칙을 마련했습니다.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 바뀌는 최근의 추세에 발맞춰, 이번 호부터는 더욱 효율적인 레이아웃으로 독자 여러분에게 다가가겠습니다.


나아가 인적·물적 운영 상의 문제로 이용에 난항을 겪었던 인터넷 대학신문에 우선 새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앞으로 수준 높은 온라인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기사 보기'를 비롯한 검색 기능의 경우,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적으로 복구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는 아직 더 높은 질적 도약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다양한 온라인 컨텐츠 제공과 실시간 보도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대학신문을 구축하는 한편, 정확한 보도와 심층적인 해설기사를 제공함으로써 지면 신문 자체에도 내실을 기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읽는 사람 역시 함께 호흡해야만 신문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설문, 참관기, 문학작품, 사진 등 좋은 신문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활발한 참여가 절실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앞으로 『대학신문』은 독자들의 이러한 참여에 힘입어, 서울대의 대표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비판적 정론지로 기능하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질정과 충고를 바랍니다.

정석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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