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동조론, 비판 이전에 연구 필요

지난 16일(화) 한국문화연구소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의 학문적 기반에 대한 고찰」과 「필사본 비교연구를 중심으로 한 택리지에 대한 역사학적 독법(讀法)」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한국문화연구소 미쓰이 다카시 연구원은 「일선동조론의 학문적 기반에 대한 고찰」에서 “한국은 동조론에 대한 비판의 자세가 명확한 반면 동조론 자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동조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부족을 지적했다. 미쓰이 연구원은 “동조론 자체가 어떤 학문적 가설인지 알기 위해 동조론이 큰 정치적 역할을 했던 한일합방 전후의 내재적 기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19세기 말 제국대학 교수였던 구메 쿠니타케, 호시노 히사시가 각각 조선과 일본간의 관계에 대해 일본과의 일체성, 언어와 인종의 동일성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 근대 일본 일선동조론의 효시”라고 말했다. 이는 동조론이 공식적인 역사기술로 인정됐으며 일본 한학자 계통의 연구자에 의해 나왔음을 의미한다. 또 미쓰이 연구원은 “혼합민족설을 주장한 동조론은 일본민족 우월론을 내세웠던 학문인 국학과의 대립으로 인해 학문적 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선동조론,19세기 말 언어와 인종의 동일성 주장에서 나와  

발표 후 “‘일선동조론’이라는 용어 자체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미쓰이 연구원은 “일선동조론은 가나자와 쇼사부로의 저서 제목이며 이에 대해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배우성 교수(서울시립대 국사학과)는 「필사본 비교연구를 중심으로 한 택리지에 대한 역사학적 독법」에서 “택리지 연구의 기본 텍스트로 알려진 광문회본(本) 택리지는 교열 과정에서 교열자인 최남선에 의해 일부 수정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성스럽게 사대한 역사’라는 저자 이중환의 견해가 최남선에 의해 ‘중국 진출은 감히 꿈도 못 꾼 무기력한 역사’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택리지, ‘독법’ 중시해 당대의 맥락에서 해석 

또 그는 “광문회본 외에 조선 후기의 다양한 필사본을 살펴봄으로써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택리지를 해석했는지 알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택리지의 변용과 활용, 그리고 이중환이 택리지를 통해 전하고자 한 궁극적인 메시지를 밝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환은 저술이유를 ‘살 만한 곳을 찾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살 만한 곳이 없다’며 당쟁이 그치지 않는 사회를 비판한 것이 궁극적 저술의도”라고 설명했다.  

사회를 진행한 권태억 교수(국사학과)는 “미쓰이 연구원은 최근 떠오르는 친일청산과 관련이 있는 발표로 시의성을 살렸으며 배우성 교수도 ‘독법’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택해 새로운 학문 경향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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