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 부문 심사평

문학평론 부문에는 단 한 편만이 투고됐다. 영화평론에 대한 꾸준한 관심에 비해 대학사회에서 문학 담론은 위축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좋은 평론이란 무엇일까. 관점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지겠지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기준으로 논리와 열정, 가독성과 설득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튼튼한 논리가 작품에 대한 열정과 뒤섞여 평론가의 사유를 느낄 수 있는 문체와 만날 때 비평은 가독성을 갖게 되고 설득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투고작인 「경계 허물기를 통한 탈식민주의 여성 성장소설의 가능성 탐구」는 인도의 여성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작품을 제목에 나타난 것처럼 탈식민주의적 여성 성장소설의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투고작은 앞서 제시한 평론의 미덕을 부분적으로 갖추고 있긴 하지만, 대상 작품이 ‘지금 이곳’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탐색이 결여돼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평론이란 다루는 작품이 외국문학이라 하더라도 그 작품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사회에 던져주는 의미에 대해 적극적인 질문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공 보고서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이 글이 평론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보다 예각적인 시각, 현재성에 대한 탐색, 타자와 나(우리)의 관계의 성찰 등을 주문하면서 대학 사회에서 문학에 대한 담론적 성찰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박성창 교수 국어국문학과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