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은 40년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그 어느 때보다도 진정한 겨울을 실감하게 했다. 밤새 내린 눈이 수북이 쌓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어느새 보는 이의 마음도 하얘지던 올겨울, 다시 한 번 겨울다운 겨울을 만끽하고 싶다면 막바지 겨울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하얀 눈과 함께하는 눈 축제
눈이 다 녹아내리기 전에 다시 한 번 눈의 절경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면 「태백산 눈축제」에 참가해 보자. 31일(일)까지 열리는 「태백산 눈 축제」는 올해로 17회를 맞는 장수 눈 축제다. 축제에서는 스노우 래프팅, 눈 미끄럼틀, 눈사람 만들기 등 눈과 함께하는 놀이와 더불어 헨젤과 그레텔, 잭과 콩나무 등의 동화를 소재로 한 눈 조각을 구경할 수 있다. 또 설원의 눈꽃 결혼식이나 까만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레이저 쇼 등 다양하고 특별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어 겨울 축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문의) 033-550-2085

포천 도리돌 마을의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에서도 얼음성 미로탈출, 얼음 미끄럼틀 타기, 눈싸움 본부 놀이 등의 행사가 열린다. 특히 전통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썰매판을 이용한 썰매 지치기, 눈동산에서 토끼 몰기, 그리고 감자, 고구마를 구워먹는 모닥불 체험 등의 전통 놀거리가 시선을 끈다. 한편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근처의 산정호수와 백운계곡을 둘러보는 것도 이번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문의) 031-535-7242

짜릿한 손맛을 즐기자, 얼음낚시!
눈을 이용한 재미를 실컷 봤다면 이번엔 빙판의 강태공이 돼 보자. 이미 청정지역 화천에서는 산천어 낚시가 한창이다. 31일까지 열리는 「화천산천어축제」에서는 40cm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그 밑에서 노니는 산천어를 낚는 즐거움에 추위도 잊을 수 있다. 가만히 앉아 산천어를 기다리는 것이 지겹다면 얼음물에 직접 뛰어들어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는 ‘산천어 맨손잡기’에 참여해 보자. 직접 잡은 산천어를 바로 회로 떠먹거나 구워먹으며 추위를 잊을 수 있으니 빙판 낚시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문의) 02-1688-3005

얼음낚시하면 빙어를 낚는 즐거움도 빠질 수 없다. 파닥대는 신선한 빙어를 초장 찍어 한입에 먹어보고 싶다면 인제군 부평리 일대 소양호 상류의「인제빙어축제」에 가보자. 빙어낚시는 낚싯줄을 1m에서 2m 정도 넣고 줄을 톡톡 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빙어를 주제로 한 빙어 OX 게임, 빙어 시식회, 빙어 빨리 먹기 대회 등의 행사와 겨울 레포츠 등도 마련돼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문의) 033-461-0373~6

철새와 함께하는 겨울의 추억
겨울 축제가 한창이라지만 좀 더 색다른 것을 찾고 있다면? 강원 철원군 민통선 내에는 철새들이 월동준비로 여념이 없다. 철원을 찾는 철새는 전 세계에 1,300마리밖에 살지 않는 천연기념물 두루미와 함께 되새, 노랑지빠귀, 독수리, 흰꼬리수리, 참수리, 기러기류 등의 30여 종으로 모두 백만 마리가 넘는다. 원래 먹을 것이 풍부했던 철원평야지만 최근 내렸던 폭설 탓에 철새들이 먹이를 찾다 굶어 죽는 사건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철새들에게 줄 모이 한 봉지씩 들고 가는 것은 어떨까? 이밖에도 철원은 분단의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답사 여행지이기도 하다. 철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월정역, 노동당사, 도피안사 등(燈)에 들르거나 북한 땅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철의 삼각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전남 순천만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철새 도래지다. 우리나라 겨울 철새종류의 절반가량이 순천만에 서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순천만의 진객은 흑두루미로 매년 400마리 정도가 찾아온다. 200만평이 넘는 갈대밭을 배경으로 황혼에 흑두루미와 가창오리들이 떼를 지어 하늘을 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갯벌을 거닐면서 새를 볼 수 있고 해발 100m 남짓의 용산 전망대에서 순천만을 굽어볼 수도 있다. 또 무료로 탐조경을 이용할 수 있는 탐조설비가 잘 갖춰져 있어 순천만은 철새를 관찰하기에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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