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무 총장 입학식사 (요약)

오늘 서울대는 3,461명의 새 가족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쁜 날을 맞아 그동안 정성 들여 훌륭한 재목들을 키워 오신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여러분의 영예로운 입학을 축하합니다. 오늘의 이 영예는 그동안 여러분이 기울인 값진 노력의 결실이며 동시에 가족과 모교 선생님 등 많은 분의 정성과 배려 덕분입니다. 오늘의 감사하는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여 이웃과 사회에 보답하는 자세를 늘 지켜나가길 바랍니다.

대학은 자유로이 공부하며 꿈과 상상력을 마음껏 키우는 곳입니다.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탐구하는 곳입니다. 우리 학교의 초빙 석좌 교수이며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폴 크루첸 박사는 대학에서의 무한히 자유로운 사고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학문 활동이 자신이 노벨상을 받게 된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단단한 기초 위에서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평생 도움을 준 지식은 전공과목 못지않게 중요한 1학년, 2학년의 기초 교양과목들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많은 졸업생이 말합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 기초지식을 습득할 때에만 진정으로 중대한 발견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번뜩이는 재치나 기발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진지함과 성실함이 바탕이 되어야만 합니다.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논어』에 “학문은 비유하건대 산을 쌓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옵니다. 성과가 작다 하여 실망하지 말고 거의 이루어졌다고 자만하지도 말 것이며 오로지 끝까지 흙을 쌓아 나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학문의 길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4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이 기간 동안 여러분이 얼마나 성실히 산을 쌓느냐에 따라 여러분 자신은 물론 이 세상이 달라지는 정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글로벌 인재로서 응당 갖추어야 할 실력과 덕성을 키워가야 합니다. 최근 우리 학교는 저명한 해외석학과 외국인 전임교수를 대거 유치해 국제화된 교육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교육과 연구를 위하여 다양한 전공이수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기초교양교육을 강화하고 학문 간 개방과 융합을 지향하는 교육과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 발전과 어우러져 교수님들께서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교육과 연구를 이끌고 있고 그 제자들은 창의와 자율을 바탕으로 학업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신입생 여러분은 이 학문과 지성의 공동체를 이어갈 꿈나무들입니다. 최고의 대학에 걸맞은 최고의 서울대 학생이 되어 주기를 기대합니다.

지식과 학문의 진정한 가치는 공동체를 위한 나눔에 있습니다. 현재 재학 중인 7,000명이 넘는 여러분의 선배들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하며 장차 세계를 이끌어 갈 덕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역량을 키워 진정으로 사회와 인류에 베풀 줄 아는 실천적 지혜를 부단히 계발하기 바랍니다. 나의 성공과 성취만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과 공동체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는 서울대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