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결성된 밴드 <스탑크랙다운>은 미누(네팔), 소모뚜, 소띠하(이상 버마), 해리(인도네시아), 송명훈(한국)으로 구성된 다문화밴드다. 이들은 화합과 희망을 노래하며 이들의 노래는 이주노동자의 현실만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를 아우른다. 스스로를 이방인이 아닌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노래처럼 희망차지 않다. 스스로를 한국인이라 생각하며 이주노동자의 강제 출국 반대(Stop Crackdown)를 외치던 이들 중 미누와 해리 2명이 강제출국 당했다.
그럼에도 스탑크랙다운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미누씨 대신 소모뚜씨가 보컬을 맡아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6주년 기념 공연을 하기도 했다.
"피부색과 문화가 달라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세상"을 꿈꾸는 <스탑크랙다운>. 『대학신문』은 음악으로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글, 사진 : 이다은 기자  daeunlee@snu.kr
원래 5명이었던 <스탑크랙다운>의 멤버는 미누씨(왼쪽에서 두번째)와 해리씨(맨 오른쪽)가 강제출국 당하면서 3명으로 줄었다. 특히 18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자신을 네팔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생각했던 미누씨를 위해 많은 이들이 강제출국 반대운동을 벌였지만 미누씨는 결국 네팔로 돌아가야 했다. 해리씨 역시 한국에서 IT 기술을 배우며 꿈을 키웠지만 인도네시아로 돌아간 지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랜 세월 한국에 거주하면서 생활 방식도, 입맛도,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도 거의 한국인이 된 이들이 이방인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소띠하씨는 멤버들 중 유일한 공장노동자다. 일이 고되지만 밴드 활동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또 그는 한국 여성과 결혼해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있다.
소모뚜씨는 밴드 외에도 <이주노동자의 방송 MWTV> <버마 행동 한국> 등의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를 자신과 다른 사람으로 보는 시선에도 소모뚜씨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 이주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는 한국인이 한국인 전체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한국인 멤버 송명훈씨는 <스탑크랙다운>을 단순한 이주노동자밴드가 아닌 진정한 다문화밴드로 거듭나게 하는 존재다. 그 역시 다문화밴드의 취지에 공감해 2006년 <스탑크랙다운>에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이들과 희망과 화합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드럼을 통한 음악치료의 길로 들어섰으며, 홍대에서 <허클베리핀> 밴드의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밴드는 퓨전 국악 밴드 <아나야>아 함께 >아시아의 소리여행 프로젝트>를 위한 신곡 '예레레레'를 녹음했다. 해금 소리가 어우러진 이 곡에서 이들은 국악을 자신의 음악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버마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직접 편찬할 정도로 소모뚜씨의 한국어 실력은 뛰어나다. 사람들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를 신기해하지만, 이것이 한국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절박함에서 비롯된 선택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소모뚜씨가 자신이 작곡학 <We Make Korea>라는 곡을 버마식 악보에 쓰고 있다.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이 노래처럼 <스탑크랙다운>은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희망을 동시에 노래하고 있다.
버마 출신인 소모뚜씨와 소띠하씨는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비록 부천에 위치한 <버마행동 한국> 사무실이 비좁더라도 버마의 민주화를 바라는 이들의 마음만은 변함없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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