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자 1624호 1면 취재기사 ‘서울대 구조조정 시작’을 읽고

서울대가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대학신문 1624호 1ㆍ3면 기사참조) 그 일환으로 내세운 주장이 바로 ‘기초교육강화’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저학년 학생들에게 고전교육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거창한 말과는 달리 실제 서울대가 교양에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이는 특히 인문대과목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전체 폐강 강좌 33개 중 ‘동양철학의 고전’이나 ‘인식론의 이해’ 같은 인문대 강좌(14 강좌)들이 단지 수강학생이 규정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폐강됐는데 이는 대학국어(16개 강좌)를 제외한 전체 폐강 강좌의 절반이 넘는 수치를 차지한다.

사실 나도 ‘동양철학의 고전’을 수강했는데 담당강사는 그래도 아쉽다며 연구시간을 쪼개 무료로 매주 월요일에 학생들에게 스터디 형식으로 ‘논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교가 진정 교양강좌를 중시하겠다면 소수의 학생들이 듣더라도 기초강좌를 개설할 것을 검토해 보는 것이 어떨까.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공계와는 달리 인문학 쪽은 관심도 받지 못할뿐더러 실제 인문학 강좌는 소위 실용적이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인기강좌’도 아니기에 인원이 소수일 수 밖에 없다. 학문의 계승을 위해서라도 이런 악조건에서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을 좀 더 배려해야 한다.

내가 신입생 때 대략 백만원이었던 등록금은 현재 7년이 지난 지금 무려 두 배나 뛰어 올랐다. 그 재원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일개 학부생의 시야라서 편협한 사고이겠지만, 진정 서울대가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발전을 원하고 있다면 좁은 캠퍼스에 조화되지도 않는 ‘건물’을 새로 올리고, 멀쩡한 ‘보도 블럭’을 새로 까는 데 신경을 쓰기보다는 사회에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라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신경을 써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닐까.

비록 이번이 나에게는 마지막 학기지만 다음 학기부터라도 어려운 환경속에서 공부하는 학우들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기를 바란다.


심영준 외교학과ㆍ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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