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망명지
유종호 지음, 문학동네, 8800원
『시란 무엇인가』, 『다시 읽는 한국 시인』의 저자가 낸 산문집. 연세대 국문과 특임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지난 15년 간 일간지, 문예지에 발표한 글들을 모았다.
책읽기에 대한 생각이 담긴 수필,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비평적 산문 등 4개 주제로 묶인 총 100여 편의 글에서, 짤막한 글일수록 ‘제자리에 놓인 적절한 말‘을 써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먼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문학동네, 1만1천원
미국 현대문학에서 ‘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알려진 저자의 소설집. 주로 경제적, 심리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의 삶을 포착하고 있는 작가의 대표적 단편들을 모은 책으로,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삶 이면에 있는 불안한 흔들림을 명료하게 그려낸다. 표제작 「제발 조용히 좀 해요」에서 작가는 겉으로는 안락하고 평화로워 보이나 실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가정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세상에 새로 온 꽃
윤재철 지음, 창비, 6천원
‘오월시‘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4번째 시집. 80, 90년대를 보낸 동료시인들이 날카롭고 공격적인 언어 세계를 보여준 것과 달리 작가는 정감 어린 시어를 통해 차분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는 현대 사회의 물질적 교환가치가 자연의 질서와 순리를 해치고 있는 현상을 비판한다. 시인은 고요하고 나직한 어조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무욕이 인류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근원적인 지혜라고 말한다.

미학 오디세이3
진중권 지음, 휴머니스트, 1만4천원
10년 만에 완간된 『미학 오디세이』의 세번 째 이야기.  처음에 나온 두 권이 철저히 근대 미학의 관점에 따른 반면 이번 책은 하이데거, 벤야민, 들뢰즈 등 최근 탈근대의 관점에서 새로운 미학을 전개하고 있는 프랑스 사상가들을 소개한다.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고 없는 것을 있게 하는 것이 진리‘라는 하이데거의 사상이 보여주는 예술의 의미를 플라톤과 디오게네소스의 대화를 통해 들어볼 수도 있다.

사할린 귀환자
이순형 지음, 서울대 출판부, 1만원
사할린에 강제 이주된 뒤 50년 이상 억류됐다 귀환한 노인 64명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실시해 그들의 언어ㆍ사고 및 정체성을 조사한 책. 일제 패망 이후 강제 이주된 한인들은 한국에 귀환할 수 없던 절망을 딛고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을 바탕으로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고 조국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해 민족정체성을 이어왔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할린 한인들의 삶의 기록이 민족의 수난사이자 개인의 사회적응사라고 평가하고 국가의 패망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Small World
던컨 와츠 지음, 강수정 옮김, 세종연구원, 1만8천원
‘작은 세계(Small World)‘ 현상이란 6명만 거치면 누구와도 연결된다는 네트워크 과학의 이론이다. 3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5.5명만 거치면 메세지가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작은 세계‘ 현상을 비롯한 네트워크 과학의 기원과 성장을 설명하고 있다. 송전망의 작은 이상이 대규모 정전 사태를 낳고 사스처럼 작은 지역에서 발생한 질병이 전 지구적 전염병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방법론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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