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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원년 1895년 vs 1946년대한제국 법관양성소 설립 시점을 개교 원년 삼아야 한다는 주장 제기
1946년 이전의 역사는 전사(前史)의 의미만 지닌다는 견해도

지난 29일(월) 행정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서울대 개교 원년 조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이태진 명예교수(국사학과)가 발제를 맡고 △김도균 교수(법학전문대학원) △황상익 교수(의학과) △정근식 교수(사회학과) △조국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서울대의 개교 원년을 대한제국 시기 법관양성소가 설립된 1895년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현재 서울대는 미 군정이 ‘국립서울대학교 설립에 관한 법령’을 공포해 대학원과 9개 단과대를 설립한 1946년을 개교 원년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관립 고등교육 기관으로 출범한 법관양성소가 설립된 때를 개교원년으로 삼으면 현재의 개교 원년보다 51년 앞당겨지게 된다.

지난해 3월 총동창회는 교수협의회와 함께 개교 원년을 1895년으로 앞당길 것을 본부에 건의한 바 있다. 이에 본부는 지난 2월 학장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고 충분한 공론화와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져 이번 공청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날 이태진 명예교수는 개교 원년 조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연구보고서에서 “서울대는 외국 유명 대학보다 역사가 짧은데다 설립 당시 외세인 미군정이 개입해 좌우의 대립이 심했다는 문제가 있어 학생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며 “법관양성소의 설립을 개교 원년으로 설정한다면 이와 같은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 하버드대가 지역 교회 목사 양성을 위해 세워졌던 작은 교육기관의 설립 시점을 개교 원년으로 삼은 예를 들며 “세계 대학의 대부분이 작은 교육기관이 설립된 시점을 개교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도균 교수는 “국가의 연속성과 대학의 연속성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정치적 연속성과 무관하게 서울대의 정체성은 대한제국 시기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국 교수 역시 “서울대 정체성의 특징 두 가지는 ‘국립대’와 ‘근대적 고등교육기관’”이라며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진 법관양성소가 서울대의 기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처럼 공청회에 참석한 교수 대부분은 개교 원년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일부 교수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근식 교수는 “국립대의 개교 원년을 조정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와 사회적 책임을 수반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개교 원년을 대한제국 시기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을 구분하고 있는 헌법에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인문대 교수 14명은 서면을 통해 “대한제국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아니므로 1946년 이전의 역사는 서울대의 전사(前史)로서의 의미만을 지닌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근관 기획부처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정리해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식 의사 결정기관인 평의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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