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의 획득을 위한 신선한 시도

돈. 사람들은 이것을 갖고 싶어 하면서도 이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고 불편해 한다. 부자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라 어떤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부자에 대한 적개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물질적인 것의 지나친 소유를 경계했던 유교적 전통에 기인했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일부 부자들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혹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대변되는 빈자에게 가혹하고 부자에게 너그러웠던 과거의 사회적 부조리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부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는 정작 사람들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에는 부자가 되고 싶지만 부자가 되는 법을 몰라 오히려 한탕주의에 열광하고 허황된 대박을 꿈꾸며 투기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또 많은 부자가 돈을 버는 법은 알아도 쓰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부자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은 부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을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사회적 갈등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겪게 한다.


어차피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이제 우리 사회의 콤플렉스 즉, 돈과 부자에 관한 문제를 밝은 곳으로 끄집어내야 한다. 그래서 돈을 정정당당하게 벌고 축적한 부를 아름답게 쓰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04년 한 여대에서 시작돼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부자학 강의’는 눈길을 끈다.


부자학 강의는 언뜻 재테크 강의로 오해할 수 있지만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사례들을 통해 부자가 되는 법을 연구하고 부자가 된 다음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공부하는 내용을 다룬다. 물론 부자학이 기존의 학문들에 비해 학문적 깊이와 완성도는 부족할 수 있겠지만 인생을 설계하고 사회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하며 긍정적인 시도로 보인다.

 
학내 투자동아리 ‘SNU VALUE’는 리쿠르팅 설명회 때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자’는 내용을 핵심적으로 전달한다. 우리가 부를 축적하려고 하는 것은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고 각자 인생의 목표를 이루려는 것이지, 돈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자학 강의도 고깝게만 볼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부자를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부자학 강의를 통해 부자에 대해 공부하고 부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황인혁
 경영학과·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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