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대는 전체 학장회의에서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와 사회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학구조와 교육체제 개혁을 연구해 왔으며 이번에 밝힌 구조조정 계획은  정원감축,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중심체제로의 개편, 기초교육원 위상강화가 주축으로 되어 있다. 대학정원을 20% 정도로 감축하여 2004년도 3885명의 학부정원을 3000여 명 수준으로 줄이고, 협의되는 일부 단과대학에는 학부대학을 도입하여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교양교육을 획기적으로 내실화할 기초교육원 강화는 학부대학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로서 추진된다.

 


이러한 구조 조정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서울대는 학사구조의 큰 변화없이 양적 팽창만 해 왔으며, 사회의 요구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오기도 했다. 학생 정원도 세계 유수 대학에 비하여 아직도 많은 수준이며 학사 및 대학원 구조는 진정한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한 효율적인 체제라기에는 문제점이 많다. 현재의 단과대학 학과 중심 교육 시스템이 백화점식 나열구조로 돼 있어서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급변하는 다양한 사회와 학문 영역에 진출할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교양교육도 전공 외로 택하는 부수적인 교과목으로만 인식되고 있으며 전공교육을 심화시키는 데 필요한 필수적 교육을 제공하기에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교육과 연구의 내실화를 통해 학생들을 경쟁력 있는 인재로 길러내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즉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적정한 정원과 학사구조를 통해 오늘날 지식정보 사회에서 필요한 수준 높은 기초교양 교육을 제공하고 다양한 학문과 전공을 섭렵하게 함으로써 사회에 필요한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학사구조 변화가 해당 단과대학과 학생 개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지대할 것이다. 정원 감축은 학내의 부족한 시설과 여건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도 있고 기초교양교육 강화와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체제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과대학내의 의견들이 다 동일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구조조정을 실천하는 데 특정한 어려움이 있는 단과대학도 있을 것이다. 또한 정원 감축은 과도한 입시경쟁을 가중시킬 수 있고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학교 당국은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특히 각 단과대학의 특성과 자발적 의사를 존중하여 학내의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생들의 복지와 처지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대는 이제 개혁을 위한 구조조정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개혁에 있어서 관련된 단과대학이나 구성원은 각자의 입장보다는 사회 및 대학 전체를 위한 미래지향적 관점을 견지하며 적극적인 방향으로 이번 획기적인 구조조정의 발진을 지켜볼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번 구조조정 작업으로 새롭게 펼쳐질 서울대의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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