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고 했던 이성부 시인의 시 『봄』에 나오는 구절처럼 봄에 대한 오랜 기다림에 지쳐갈 때쯤 드디어 관악에도 봄의 향기가 도래했다. 5월 11일(화)부터 13일(목)까지 열리는 봄 축제 ‘너.나.꽃’은 관악에 도래한 봄 향기를 머금은 채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기 위한 축제의 장을 준비했다.  

꽃향기 진동하는 잔디밭, 잠깐만 발길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자. 축제 3일 낮 동안 본부 앞 잔디에서는 축제와 관련되거나 사회 현안에 관련된 여러 문제가 O/X 퀴즈로 준비돼 있다. 또 축제 관련 키워드 30개 중 다섯 개를 골라 추첨을 통해 상품을 받는 ‘축제 관심 키워드 로또’를 통해 행운의 꽃을 피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축제에서 소소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되보고 싶다면 도전해보길!

학번 불문, 단대 불문 5~10명만 모이면 참여할 수 있는 ‘다함께! 단체 줄넘기’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마음이 잘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게임이다. 축제 3일 동안 진행되는 단체 줄넘기는 축제 폐막까지 기록이 좋은 팀을 위해 푸짐한 상품을 마련했다고 한다. 역시 축제 내내 진행되는 ‘학번 줄세우기’도 단대와 학과 상관없이 한 학번 당 한 명씩 모여 줄을 서는 게임으로 평소 데면데면하던 고학번과 새내기가 모두 모여 즐기는 게임이다. 단, 우리 학교 학생증은 필수로 지참해야 한다. 가장 긴 줄을 세운 팀에게는 회식비가 지급된다고 하니 이 기회를 통해 우정도 자랑하고 회식비로 단합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말(馬)이 잔디로 와 잔디는 푸른 초지가 된다. 11일 12시부터 4시까지 총장 잔디 왼편에서는 말을 타고 푸른 초지 위를 달려볼 수 있는 행사가 마련돼 있다. 학내 승마 동아리 마왕과 함께 하는 이 승마체험은 저렴한 가격에 말을 타 볼 좋은 기회다.

한편 본부 앞 잔디에서 열리는 ‘잔디밭 수업’은 이미 관악 최고의 공개 인기강좌로 자리매김했다. 1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열리는 민재영 강사(동양화과)의 ‘수묵화’ 수업은 꽃과 나무로 가득한 캠퍼스의 경치를 수묵화로 그려보는 시간으로 동양화의 정취를 경험할 수 있다. 먹 냄새 피어나는 잔디밭에서 술잔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김완배 교수(농경제사회학부)의 ‘우리 술을 찾아서’에서는 전통 술의 효능과 주도를 배워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12일 오후에 열리는 ‘파아란과 함께하는 자전거 대회’는 짧은 구간을 최대한 느리게 가야 하는 ‘느리게 타기 대회’와 문화관부터 중앙도서관을 지나 버들골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달리는 ‘오르막 대회’ 등 기존 자전거 대회의 편견을 깨는 특별한 자전거 대회를 준비했다. 색다르게 자전거를 타보고 싶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해 보자.

어느새 축제의 빠질 수 없는 코너가 되어버린 ‘자하연에서 하자,연(宴)’은 이번에도 축제 기간 내내 진행된다. 마술, 연극에서부터 만담, 댄스, 노래까지 학우들의 다채로운 끼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자하연 앞으로 가보자. 이뿐 아니라 11일 5시 아크로 본무대에서 열리는 ‘관악가요제’와 학관 앞에 설치된 노래방 기계를 통해 언제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학관 앞에서도 하자,연(宴)’도 준비돼 있다. 평소 노래방에서만 노래 부르던 사람이라면 이 기회를 통해 여러 학우들 앞에서 당신의 끼를 발산해보자.

이 밖에도 12일 오후 6시 아크로 본무대에서는 그동안 갈고 닦은 학내 뮤지션들의 실력을 겨루는 ‘따이빙 굴비’ 본선이 펼쳐진다. 음악에 취해 사람들이 굴비처럼 줄줄이 뛰어들기를 바라며 지어진 그 이름처럼 그동안 따이빙 굴비는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등 걸출한 뮤지션들이 거쳐 가며 관악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올해 참가하는 8팀 가운데 금방이라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팀이 있을지도 모르니 바짝 긴장하자.

너와 나의 함성이 하나가 되는 현장의 생동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번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제’ 를 놓칠 수 없다. 13일 오후 6시 30분 아크로 본무대에서 축제를 절정으로 인도할 너.나.꽃의 ‘폐막제’에는 밸리댄스 동아리 쟈스민, 스트리트 댄스 동아리 H.I.S, 재즈댄스 동아리 몰핀 등의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박용만 회장(조선해양공학과·06)은 “많은 학우가 주위의 소중한 것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재미있는 축제, 공감과 소통의 장이 되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 사회의 요구들에 떠밀려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았을까.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가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 우리는 서로 꽃이 돼 잊혀지지 않는 서로의 눈짓이 된다. 이번 축제를 통해 돌아보지 않던 주변의 소중한 인연들과 마주하며 활짝 피운 꽃이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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