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타개 방안 ‘사회 구조 전반 변혁’ 55.7%, ‘20대의 연대’ 17.8%, ‘개개인의 노력’ 12.5%

그렇다면 서울대생은 오늘날 20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먼저 최근의 20대 담론 및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결과 김예슬씨에 대해 62.7%의 학생이 ‘의도에는 공감하나 자퇴는 다소 과도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도와 자퇴 결정 모두에 공감할 수 없다’는 대답은 15.8%에 그쳤다. 하희정씨(영어영문학과·07)는 “김예슬씨가 한 행동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자퇴라는 행동까지 공감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단과대별로는 의대(46.15%), 음대(26.32%), 법대(23.81%)가 이에 공감할 수 없다고 답했다.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에 대해서도 서울대생 대다수는 현실을 잘 반영해낸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80.9%의 학생이 20대의 위기를 인정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70.4%의 학생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10.5%의 학생이 20대 스스로의 문제를 이유로 제시했다. 최승언 교수(자유전공학부)는 “예전의 20대는 스스로를 다그치고 각성하는 면이 보였는데 지금의 20대는 문제를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 보인다”며 “결국 20대 스스로에게 위기의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용수 교수(원자핵공학과)는 “20대의 인식 부족도 문제의 원인이나 20대 전체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데에는 사회 구조적 요인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 타개 방안에 대해서는 ‘사회 구조 전반의 변혁’(55.7%), ‘20대의 연대’(17.8%), ‘20대 개개인의 노력’(12.5%), ‘기성세대의 노력’(9.7%)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이빨을 드러낸 20대(이드2)’라는 주제로 마포 공동체 FM 라디오 공동진행을 맡고 있는 조원진씨(미학과·08)는 “이전처럼 의무감을 갖고 하나로 똘똘 뭉치기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20대가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연스럽게 뭉치고 헤치는 상황에서 각자의 상황을 스스로 개선하며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배균 교수(지리교육과)는 20대 개개인의 수동적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 고용 기회의 축소 등 사회 구조의 문제도 있지만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20대 개개인이 수동적이라는 문제도 있다”며 “기존 대학 교육이나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덕진 교수(사회학과)는 “현재 상황은 하나의 끝없는 줄에서 내 차례가 행여나 오지 않을까 기다리는 상황과 비슷하다”며 “20대들이 원하는 몇몇 직업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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