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 중 ‘1학년 때부터 시작’ 34.2%로 가장 많아
학년 올라갈수록 학업과 대인 관계 투자 시간 반비례

서울대생은 과거에 비해 타대생보다 유리한 점이 줄어들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늘어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61.8%의 학생이 ‘타대 졸업생과의 격차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답했으며 이보다 적은 31.3%의 학생이 ‘격차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도 ‘타대생과 똑같이 불안하다’는 답변(40.6%)이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상진 명예교수(사회학과)는 “서울대생은 여전히 타대생보다 취업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서울대라는 이유만으로 불안해하지 않던 시대는 갔다”며 “학생들이 그만큼 민감해지고 과거 어떤 세대보다도 취업 준비에 깊은 관심을 갖고 개인화됐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취업 준비 부문에서도 서울대생은 일찍부터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등 불안에 떠는 20대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응답자의 32.7%만이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으며 취업을 준비한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34.3%가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한다’고 밝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3학년이 28.4%, 2학년이 26.9%, 4학년이 10.0% 차지했다.

취업 준비를 위해 하고 있는 일로는 ‘학점 관리’(27.2%)가 가장 많았으며 ‘어학공부’(16.8%)가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취업 준비로 줄인 활동에는 ‘용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22.9%)와 ‘대인관계 확장’(18.5%)이 꼽혔다. 또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과 대인 관계에 투자하는 시간이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1학년의 경우 36.9%의 학생이 학업에, 35.1%의 학생이 대인 관계 유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4학년의 경우 학업에는 53.51%의 학생이, 대인관계 유지에는 7.6%의 학생만이 시간을 쏟았다.

졸업 후 진로로는 가장 많은 학생(28.0%)이 일반 대학원 진학 의사를 밝혔고 다음으로는 고시 및 자격시험을 볼 것이라는 답변(19.7%)이 많았다. 이는 대학생활문화원(대생원)에서 2009년 8월 및 2010년 2월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 결과와도 비슷하다. 대생원의 ‘대학생활 의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34.0%의 학생이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생원 보고서에 따르면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일반 기업 취업을 훨씬 많이 선택한 반면 여학생은 국가고시를 준비하거나 전문직·기술직 취업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또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해외 유학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이에 대해 대생원은 “이러한 결과는 여학생이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한 진로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활동’과 ‘여건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은 ‘학업’(45.3%), ‘대인관계’(25.3%), ‘취미 활동’(22.5%) 순이었으나 하고 싶은 일은 ‘취미 활동’(23.0%) 및 ‘교양 습득’(22.8%) 순이었다. 이러한 괴리가 생기는 이유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47.7%)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꼽았다. 최지수씨(경제학부·07)는 “많은 학생이 불안감을 가져 이미 사회적으로 검증받은 일을 하려다 보니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응답한 비율은 35.0%에 그쳤으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단과대는 법대(52.3%), 사회대(50.7%) 순이었다. 또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는 답변은 1학년 31.54%, 2학년 35.71%, 3학년 38.94%, 4학년 38.80%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지환씨(재료공학부·06)는 “입학 후 과 학회 활동을 하면서 새내기 때보다 사회 현안에 대해 관심을 많이 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재성 학생처장은 “외환위기 이후 기본적인 대학 생활에 변화가 생겨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보다는 장래에 대한 준비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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