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다은 기자 
‘20대의 위기’, ‘88만원 세대’ 등의 담론이 언론매체를 장식하는 오늘날 학내에서 당당히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컨설팅 동아리 WISH(위시)를 만나봤다.

도현명씨(경영학과 석사과정)는 2008년 학부 4학년 때 위시를 창설한 초기 멤버 6명 중 1인이다. 위시는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학내 친목 동아리와는 달리 ‘Primary Water(마중물)’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마중물은 잘 나오지 않는 펌프의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붓는 물이다. 그는 “위시가 처음으로 컨설팅한 단체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공부의 신(공신)’이었다”며 “당시 공신은 고등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는 학생단체였지만 위시가 컨설팅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작년 말 공신은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노동부장관상을 받았고 현재 ‘영리형’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갖게 됐다. 그는 “위시는 공신 이후 ‘비영리형’ 사회적 기업도 컨설팅하기 위해 마중물을 설립하게 됐다”며 “초기 마중물은 외국의 사회적 기업을 본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위시는 마중물 설립 초기에는 한국에서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비영리형 사회적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사람들은 사회적 서비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비영리형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일로 시작할까 고민하다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이 있어 도움을 주고자 했다”며 “마중물은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과 장학금을 기부하려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중물을 통해 2009년 여름, 형편이 어려운 학생 6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도현명씨는 사회적 기업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학에는 일반 기업을 위한 뛰어난 전략이 많지만 사회적 기업에는 아직 전략이 부족하다”며 “기성세대는 이미 고착화돼 있고 안정을 추구해 더 이상 역할 모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대의 위기에 대해 도현명씨는 총체적인 문제는 사회 구조에 있지만 학생들의 열정과 도전에서 충분히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원하는 답만 찾지 말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취업을 위해 대학을 다니기보다 도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서울대생이 자신의 기회비용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하며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조언했다.

지속적인 기부문화가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위시에게서 20대 희망의 불씨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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