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강생제도 의도는 좋았지만 부담되는 등록금
연합전공… 아직까지 독립된 학사조직 없는 것은 문제

그동안 『대학신문』은 서울대에서 신설되는 제도와 교내 각종 사건·사고 등에 대해 다뤄왔다. 당시 소개된 제도는 현재 어떻게 시행되고 있으며 각종 사건의 후속 처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4번에 걸친 후속보도 연재를 통해 이전에 보도됐던 사안들을 다시 조명해보고자 한다.

서울대는 수업에 관련한 새로운 여러 제도들을 신설해 왔다. 2005년에는 ‘특별수강생제도’가 신설됐으며 자신의 주전공을 비롯해 다양한 전공을 더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바람을 반영한 ‘연합전공’도 꾸준히 시행돼 왔다. 이들 특별수강생제도와 연합전공이 첫 도입 이후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짚어본다.(『대학신문』 2005년 1월 17일자)

그래픽: 유다예 기자  dada@snu.kr
◇특별수강생제도의 허와 실

서울대는 지난 2005년 1학기부터 특별수강생제도를 시행해왔다. 특별수강생제도는 행정대학원을 제외한 대학원의 강의를 국내외 대학의 학·석사과정 수료생에게 개방하는 제도다. 당시 학사과는 “서울대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을 기회를 타대 학생들에게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특별수강생제도는 석·박사 과정을 미리 준비하려는 학생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자연대 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과사철) 담당자는 “이번 학기에 음대 출신 학생 한 명이 과사철 석·박사 과정을 미리 들어보고 싶다고 하며 지원했다”며 “대학원 진학을 목적으로 미리 강의를 들어보려는 학생이 이 제도를 잘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5년간 지원자의 출신 학과나 지원하는 학과가 어느 특정 학과에 편중되는 현상은 거의 없었다. 특별수강생제도 지원자 모집은 학과가 정해진 인원을 추천해 행정실에 제출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하는 학과 역시 매학기 각 단과대마다 4~5명씩 고른 분포를 보였다. 또 학생 대부분이 서울대가 아닌 타대생이었으며 올해 1학기에도 29명이 지원했다.

그러나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특별수강생제도의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농생대에서는 특별수강생제도가 최초로 시행된 2005학년도 1학기에 5명이 뽑혀 입학했지만 그 이후로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농생대는 “특별수강생제도는 신청 학점이 6학점 이내로 제한돼 있음에도 등록금은 일반 대학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이 부담을 느껴 이 제도를 이용하는 학생이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터 잡은 연합전공, 아직도 갈 길 남아

2002년 다양한 학과와 전공이 연합해 학문 간 경계를 좁히려는 취지로 도입된 연합전공은 도입 초기에 지원자 미달로 진통을 겪었다. 2005년 연합전공 선발 결과에 따르면 기술경영에는 4명, 생물공학에는 1명의 학생이 지원했으며 한국학은 지원자가 없어 폐지됐다. 당시 언론정보학과 연합전공인 정보문화학도 21명이 지원해 정원인 25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재 연합전공은 생물공학과 한국학이 폐지되고 기술경영과 정보문화학으로 나뉘어 비교적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정보문화학은 지원자 수와 학교 및 외부의 지원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원자 미달로 곤란을 겪던 기술경영 역시 이번 학기에 19명이 지원하는 등 지원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정보문화학에 대해 강남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정보문화학은 실질적인 프로젝트 위주여서 인문계, 사회계, 이공계, 예능계 학생들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다양한 관점을 기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유석 교수(산업공학과)는 기술경영에 대해 “졸업 후 본인들에게 필요한 전공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경영 과목인 벤처경영을 수강한 적이 있다는 한 학생은 “연합전공을 포함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조별 벤처 기획 프로젝트를 해 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합전공이 독립된 학사조직이 아니라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남아있다. 특히 연합전공을 담당하는 전임교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홍유석 교수는 “연합전공이 독립된 학사조직이 아니어서 교원을 뽑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다른 학과에 속해 있는 교수님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 측에서 지원을 보다 확대해 연합전공의 학내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남준 교수는 “어느 정도 연합전공이 정착된 상태이지만 본부 측에서 독립적인 학과로 인정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융합학문의 시대인 만큼 학내에서 연합전공의 이점이 제대로 인정받아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수월한 교육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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