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제 3회 아랍문화축전

‘아랍’하면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는가. 시간이 되면 장소 불문하고 모두 바닥에 엎드려 메카 방향으로 예배드리는 모습?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라는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테러 뉴스의 한 장면? 사실 우리는 차도르나 히잡 정도의 단편적인 상식 외에 아랍의 문화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 오는 5월 20일(목)부터 4일에 걸쳐 국립극장과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아랍문화축전」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3억 아랍인들의 생생한 숨결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사진: 한국 아랍소사이어티 제공

매년 축제마다 인기를 모았던 ‘전통 춤 공연’이 올해도 역시 아랍 22개국 중 리비아, 레바논,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4개국 국립무용단의 참여로 진행된다. 전통춤 공연에서는 최근까지 경험했던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이라크 국립 민속 공연단’의 민담, 놀이, 역사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리비아의 ‘가트민속공연단’은 터키와 유럽 등 여러 문화권의 각축장이 됐던 리비아 역사의 질곡을 ‘자유의 환희’, ‘평화를 위한 찬가’ 등을 통해 표현한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아랍 문화를 전파하고자 기획된 ‘디지털 아랍’ 행사도 시선을 끈다. 이 행사에서는 아랍 동화책과 전통 악기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접해보거나, 자석 인형에 아랍의 전통 의상을 입혀볼 수 있다. 이렇게 오감으로 느끼는 아랍의 생활문화 체험은 멀게만 느껴졌던 이국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다가오게 한다.
한편 기획전 「FLUID FORM Ⅰ」은 문화특구로 지정된 걸프지역 해양 도시들의 디자인과 그 공간 속에 사는 사람들을 다룬 현대 미술을 함께 소개한다. 기획전 내 시각자료전 「걸프 지역 도시디자인 Gulf Survey」의 작품에서는 7·80년대 석유수출을 통해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아랍권의 최첨단 건축 기술과 융합한 아랍 고유의 문화가 독특한 시각성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그 도시 안에서 살고 있는 아랍인들의 감성은 현대 미술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접해 볼 수 있다. 바레인의 와이다 마룰라 작가는 차도르를 두른 여성을 점점 지워나가는 영상을 통해 현대 이슬람 여성의 새로운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축전에서는 이 외에도 야자수 잎을 가공해서 만든 바구니, 아랍 칼 등 아랍의 색이 물씬 담긴 잡화들을 만날 수 있는 ‘아랍 플라자’를 만날 수 있다. 또 아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랍 푸드 마켓’과 직접 여행 상품을 기획해보는 ‘아랍 여행 플래너 공모전’ 등도 열린다. 축전을 경험하고 나면 무지 속에서 일그러진 아랍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눈이 마주치면 ‘앗살라무 알라이쿰(알라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이라고 공손히 악수를 나누는 아랍의 모습을 가슴 속에 새길 수 있지 않을까.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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