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플라톤은 청년들을 교육하고 국정에 공헌할 인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아카데미아’를 설립했다. 최초의 현대식 대학인 이탈리아의 ‘볼로냐대’ 역시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았다.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일차적 임무는 교육, 나아가 이를 통한 인재 양성이다. 그러나 대학들이 실적 중심의 경쟁 가도를 달리는 오늘날의 추세는 대학의 궁극적인 목적과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에 『대학신문』은 서울대 학부교육을 장기적인 청사진에 비춰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학부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변기용 교수(고려대 교육학과), 신정철 교수(교육학과), 신종호 교수(교육학과), 이신형 교수(조선해양공학과), 이준호씨(교육학과·석사과정)가 참여했다.














신정철 교수
(교육학과)

정리:
윤재영 기자  amelie90@snu.kr
사진: 신동호 기자  clavis21@snu.kr
삽화: 유다예 기자  dada@snu.kr

심층적 전공 VS 폭넓은 교양
학부교육 내실화의 방향은?

신종호: 대학교육의 핵심이 ‘학부교육의 내실화’라지만 이는 추상적인 말이라 추진 방향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학부교육 내실화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신정철:
전공별로 학부교육 내실화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이공계는 전공 심화, 인문·사회계는 폭넓은 교양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먼저 대학이 학부교육 내실화의 지향점을 명확히 설정해야 내실화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학부교육에서는 폭넓은 교양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부교육이 부실하다는 것은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지 못함을 뜻한다. 각종 설문조사에 의하면 기업이나 사회는 전문지식만으로 무장한 인재보다 리더십,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등 폭넓은 교양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신형: 각 학문 분야에 필요한 기초교육을 바탕으로 심층적인 전공강의를 제공해야 하며 전공의 기반이 되는 기본 공통과목들은 필수로 이수하게 해야 한다. 또 전공 심화 정책이 도입돼도 기초 소양 강의의 비중이 작아져서는 안 된다.

신종호: 서울대는 기초 소양을 습득한 후 전공을 선택하도록 광역화 모집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광역화가 본래의 취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최근에는 다시금 학과제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신정철: 『대학신문』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광역화에 교수의 83%가 불만족 하는 반면 학생은 42%만이 불만족 하고 있다. 교수는 학생이 심화된 전공 지식을 습득해 관련 직업을 갖기를 기대하는 반면 학생은 폭넓은 교양을 습득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 학부교육 내실화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광역화 모집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변기용: 전공 진입 시 우리나라에서는 학점만을 고려하는데 미국에서는 사회봉사 경력, 자기소개서 등 다양한 기준을 활용한다. 또 지망하던 학과에 진입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자유전공’, 혹은 ‘무전공’으로 졸업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는 원하지 않는 전공에 일방적으로 배정받는 경우에 비해 학생의 학업 동기를 크게 증진시킨다.
광역화는 BK사업의 하나로 일방적으로 도입되고 경직적으로 운영돼 부작용이 컸다. 학문 특성에 적절한 모집단위는 해당 학부의 교수가 제일 잘 안다. 교수에게도 학사조직을 결정할 권한을 줬다면 광역화의 효과가 더 컸을 것이다.

아직은 미숙한 융합교육
패러다임을 바꾸자


신종호: 근래 학문적 화두는 ‘융합’이다. 서울대도 학생들의 학문 융합을 꾀한다는 취지로 2008년 사실상 제2전공 제도를 도입했다. 제2전공 제도는 그 취지에 걸맞게 시행되고 있는가? 또 현재 융합교육의 정착을 가로막는 장벽은 무엇인가.

신정철: 융합교육을 내실화하려면 학생이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전공이수 학점을 낮춰 전공 외의 여러 과목을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나아가 여러 과목을 다(多)전공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교수사회 내에서도 여러 전공과의 연계 노력이 활발해져야 한다.

변기용: 융합교육을 위해서는 ‘문제 해결(Problem-Solving)’ 중심의 사고가 정착돼야 한다. 하나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공학, 사회학, 인문학 등 갖가지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수가 소속 학과의 교육과정 개발에 익숙해 융합 커리큘럼의 개발에 쉽사리 협력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학이 해당 활동을 하는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준호: 융합학문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융합교육이 내실있게 이뤄지기는 어렵다. 자유전공학부에서 시간, 생명 등을 주제로 한 융합 강의는 3~4명의 교수자가 자신의 학문 분야를 분담해서 강의하는 방식이라, 융합은 각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머릿속에서 ‘각자 알아서’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으로서는 교수자 한 명으로부터 학문 경계를 넘나드는 강의를 듣는 편이 융합적 사고 함양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학부 차원에서의 융합교육은 기초교양 교육을 강화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자신의 학문 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한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특정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지적 교류를 한다면 일종의 집단 지성으로서 융합이 달성될 수 있다. 문제는 개인 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공통의 지적 기반이다. 그것은 전공 교육보다는 문·이과 내용을 편식하지 않는 기초교양 교육에서 나온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화 대학을 향해

신종호: 국제화는 서울대가 내세우는 비전 중 하나다. 오늘날 학내 외국인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고 영어강의 이수 제도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사실은 서울대 교육이 진정한 국제적 역량을 갖췄음을 의미하는가?

변기용: 대학 순위 매기기가 확산되면서 대학 대부분이 국제화의 외형적인 지표 올리기에 혈안이다. 그러나 외형적 지표의 이면에는 실효성이라는 문제가 상존한다. 국제화는 수단이며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수준 높은 교육과 연구다. 어느 정도 국제적 지위에 오른 서울대는 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고민하며 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

신정철: 외형적인 국제화는 학내 다원성을 증진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학내 외국인 비율이 증가해 교류의 기회가 많아지면 학생들의 시야도 넓어지고 서로 다른 국가, 민족,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이는 앞으로 학생들이 세계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준호: 학내 다원성의 키워드는 ‘섞이는 것’이다. 외국 학생의 비율이 높아져도 섞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예컨대 관악사의 외국인 학생들은 BK국제관에 격리 수용돼 있다. 궁극적으로 외국 학생도 섞여서 방을 배정 받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외국 학생들을 얼마나 타자로 여겼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신형: 국가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이란 나라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은 대학이 어찌 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례로 동경대는 영어강의를 제공하지 않아 유학생들이 일본어를 학습하며 수업을 들어야 함에도 유학생들이 몰린다. 이는 일본의 국가 경쟁력 덕분이다.

변기용: 일본도 ‘국제학부’를 개설해 100% 영어 커리큘럼을 따르게 하는 등 집약적으로 영어강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산발적으로 모든 학과가 일정 비율을 영어로 강의하지 않는다. ‘국제학부’를 제외한 학과는 모든 강의를 모국어로 진행한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인 교수가 진행하는 영어강의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러한 역효과에 주목해 일본을 본받자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일본은 오히려 우리를 벤치마킹하려 한다. 추후 양국 대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에 어느 쪽이 더 기여할 것인가는 흥미로운 사회적 실험이라고 생각된다.

암기식 수업에서
소통에 기반한 교육으로

신종호: 교육은 지식의 전달을 넘어 학생이 교수자의 관점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교수와 학생 간의 소통이 절실한데 아직도 서울대 강의의 대부분은 암기식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정철: 교수자가 전공 분야의 지식을 많은 학생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방점을 찍으면 강의식 진행을 선택하는 반면, 학생들 스스로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다. 문제는 교수자 다수가 교수법에 대한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박사 양성 과정에서 교수 과정을 체계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교수 경험을 가질 기회가 적어 많은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강의법에 익숙하지 않다.

이신형: 공대는 실험 과목 등으로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편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못해 진행이 어려울 때도 있다.

변기용: 어떤 방식을 택하든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은 교육의 핵심이다. 소통의 방식은 온라인 활용이나 피드백 활성화 등 다양하다. 다만 강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면 참여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신종호: 학생들에 대한 학사지도는 어떤가.

변기용: 연구, 교육, 행정적 처리 등 산적한 업무에 치이는 교수 입장에서 학사지도는 인센티브로부터 멀다. 모든 연구중심대학의 공통적인 특징이 학생 지원보다 연구 인센티브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사지도에 대한 교수의 투자를 유도하기 쉽지 않다. 또 직업지향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학생은 교수와의 상담을 크게 필요치 않는다. 전문 기관이 대부분의 직업 상담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애요인을 딛고 교수와 학생의 교감을 늘리려면 ‘학습조직’을 활성화해야 한다. 예컨대 학습 동아리나 스터디 그룹이 활성화되고 교수가 멘토가 되는 식이다.

이준호: 학사지도는 모집 단위 광역화와 관련이 깊다. 기존 학과 체제에서는 학과 공동체 내의 선배나 행정 조교가 학생들의 학사지도 수요를 대부분 충당했다. 그러나 모집단위 광역화 이후 1학년 학생들은 뚜렷한 학과 소속이 없어 체계적인 학사지도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었다. 2007년 기초교육원에서 시도했던 학사지도 전담기구 설립도 그러한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다. 학생에게 필요한 상담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지도교수나 특정 기관이 전담할 필요가 있다.

신종호: 학생이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면서 교수자에게 적절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가 강의평가다. 이 제도의 활용 방향에 대해 논의해보자.

변기용: 강의평가는 수업에 대한 학생 의견이 반영되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는 점에서 필수적이지만 목적과 방법에 대한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 지난 2월 고려대가 강의평가 결과를 교수 실명과 함께 전면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강의평가 공개 목적이 문제가 심각한 강의에 대한 거름장치, 훌륭한 강의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라면 결과를 100% 나열할 필요는 없다. 강의 경험이 부족한 교수들이 경험을 쌓을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일종의 ‘낙인’이 찍힌다거나, 교수와 학생 관계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관계로 전락해서는 진정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

이준호: 정량적인 강의평가 결과의 신뢰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2008년 서울대 교양강의 1,481개에 대한 강의평가 자료를 분석한 논문이 교육평가 관련 학술지에 실렸다. 이 논문은 대학생들의 강의평가에는 강좌 간의 차이보다 학생 간의 차이가 크게 반영되므로, 학생들에 의한 정량적인 강의평가 결과를 강의의 질이나 교수역량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신형: 현재의 정량적인 평가 방식을 정성적인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신뢰하기 어려운 점수를 일괄적으로 매기기보다 학생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연구중심대학’ 비전,
교육 발전과 동행할 수 있을까

신종호: 지금까지 학부 교육의 실태를 짚어봤는데 여러 문제들의 공통적인 원인으로 ‘연구중심대학’ 비전이 지적된다. 현재 교수평가는 연구 업적 중심으로 이뤄져 오히려 교육의 수월성 확보가 어렵고 전공 교육의 질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연구중심대학 비전과 교육 강화 간의 괴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신정철: 연구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교육이 부실한지, 교육에 관심이 적어서 부실한지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 교육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일괄적인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을 개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교수 개인에 따라 교육을 잘할 수도, 연구에 강점이 있을 수도 있다. 교수 개인이 잘하는 분야를 선택하고 평가받게 해, 교수 개인은 교육과 연구 중 한 분야만 특성화하고 대학 전체는 교육과 연구 모두 높은 지적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신형: 기본적으로 연구는 대학사회 내 학문적 담론을 생성하는 역할을 하므로 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 다만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라는 두 개의 짐을 지는 것은 버겁다. 현재 서울대가 운영하는 부설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교수처럼 정년을 보장하고 지원을 확대해 대학에서 연구 업무를 분담한다면 연구중심대학과 교육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준호: 연구중심대학만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예컨대 학부 학생이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연구하는 것은 학생에게는 최상의 학습방법이고 교수에게는 최고의 교육방법이다. 일본 대학의 ‘제미(ゼミ)’ 시스템처럼 전공별 세미나에 교수, 대학원생, 학부생이 학문적 콜로키엄을 구성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변기용: 교수 평가가 연구 중심인 것은 교육 능력 평가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의평가를 필두로 기업체와 학생의 교육만족도 조사, OECD에서 논의되는 대학생 성취도 평가(CLA) 등 교육에 대한 정교한 평가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교육 개선이 어려운 요인으로 학내 의사결정의 거버넌스가 지적된다. 많은 동양권 대학은 교수 중심의 의사결정구조가 뿌리깊어 학생이 학사구조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서구에 비해 제한적이다. 하나의 집단이 절대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학생참여의 전통이 강한 일부 유럽 대학에서는 많은 경우 1/3까지 평의원회 조직에 학생 대표가 참여한다. 이러한 거버넌스 개혁이 이뤄진다면 교육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질 개연성이 크다.

좌담회를 마치며

신종호: 서울대 학부 교육의 발전을 위해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변기용: 얼마 전 고대의 ‘자퇴녀’가 화제가 됐다. 대자보에는 ‘언제까지 남들을 쓰러뜨려야 할 것인가’라는 회의가 묻어있다. 대학은 나날이 직업 양성 기관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고 무한경쟁 사회는 자격만을 요구하는 척박함을 더해가고 있다. 사회의 흐름대로 남들보다 앞서기 위한 자격만을 갖추려 대학에 다닌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대학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즐긴다면 ‘자퇴녀’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상업화, 직업 교육화 등 변해가는 대학의 양상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이 추구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정체성을 형성하길 바란다.

신정철: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기관 취학률이 91%에 육박하고 있다. 과거 대학이 담당하던 역할은 대학원으로, 중·고등학교가 담당하던 역할이 학부로 이양되는 시대에 학부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오늘날 대학의 학부는 학생들이 가족과 사회, 국가에 기여할 방법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특히 서울대생은 국가 및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이신형: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일지도 모르지만 대학의 학사 운영이 지나치게 실적 위주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틀에 박힌 실적을 강조하기보다 자유로운 학문 탐구를 지향하며 실제 사회 문제 해결에 적실성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준호: 학생은 때로 강의보다 선·후배들과의 세미나에서 더 많이 배우고 지도교수와의 사적인 한담에서 영감을 얻거나 정규수업이 아닌 과외활동을 통해 성장한다. 대학은 ‘강습소’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학습을 지원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학습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지금은 기초교육원에서 지원하는 ‘학생자율세미나’와 같은 프로그램도 정규 강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학점도 적은데다 예산이 부족해 신청자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교양강의의 60%, 대학원 강의의 40%를 담당하는 시간강사 및 비전임 강사의 문제를 제외하고 서울대 교육에 대해 논할 수 없다. 학부교육을 개선하려면 시간강사의 처우 문제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