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동호 기자, 이정수 기자  그래픽: 한혜영 기자
총장배 구기대회가 지난 6일 개막돼 20일(목)에 막을 내렸다. 단체경기인 야구, 축구, 농구와 개인경기인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로 이뤄진 이번 대회는 학부생과 대학원생뿐 아니라 박사 수료생 및 교직원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었다.

4일부터 2주간 열린 야구종목에서는 총 30개 팀이 토너먼트를 치렀다. 특히 그 중 올해 유력 우승후보로 꼽혔던 ‘체육교육과 대학원 원우회(원우회)’는 이번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펼치는가 하면 압도적인 점수 차로 경기를 주도해 나가기도 했다. 우수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사회대 겨레반 ‘밴디츠’와 준준결승에서 맞붙은 ‘원우회’는 4회 초 6:0까지 점수를 내주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4회 말 7점을 대거 득점해 역전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여세를 몰아 원우회는 준결승전에서 경영대 야구부 ‘BASouls’를 14:3으로, 20일에 열린 결승전에서는 국사학과 ‘국사NIKH’를 16:5로 크게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의 백미는 3회 말 투 아웃 만루 상황에서 터진 홈런이었다. 2루 주자의 세이프에 관련한 오판 논쟁으로 시합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타자 하형도씨(체육교육과·06)가 만루홈런으로 2:0 스코어에 4점을 더하며 승리를 굳힌 것이다. 한편 ‘국사NIKH’는 5회 초 선전하던 김동민씨(법학부·98)의 무릎 부상에도 7회 초에 2점을 내는 등 끝까지 불굴의 기백을 보였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원우회’의 남기정씨(체육교육과 강사)는 “92년도에 참가한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얻은 우승”이라며 “한창 바쁜 팀원들이 시간을 쪼개 연습을 해온 만큼 값진 승리가 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축구 종목에서는 여느 해 총장배 경기보다 힘겨운 시합들이 펼쳐졌다. 전에는 4주에 걸쳐 진행됐던 경기가 이번에는 18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뤄져 연이은 시합으로 선수들이 지쳐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쳐 20일 결승에 오른 ‘아크로A’와 ‘자연대 축구부A’의 경기에서는 지친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열정을 다하는 선수들의 투혼을 볼 수 있었다. 시합에서는 토너먼트 4경기에서 7골을 넣을 정도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공격수 고홍석씨(건축학과·04)를 ‘자연대 축구부A’가 철저히 압박하는 수비형 플레이를 펼쳤다. 팽팽한 접전으로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는 연장전 후반이 거의 끝날 무렵 ‘아크로A’의 측면 크로스로 바운드된 공이 상대 골키퍼를 넘어 들어가면서 1:0으로 종료됐다.

농구 종목에서는 체육교육과 학생들로 구성된 강호 ‘SP’와 매년 축제 때  ‘호바스배 3 on 3 대회’라는 농구 시합을 여는 중앙동아리 ‘호바스’가 7일 결승전을 치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팀은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며 관중들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경기는 전반전이 끝날 무렵 ‘호바스’가 3점 슛을 연이어 넣으며 경기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양상 속에서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은 후반전이 끝나기 1~2분 전이었다. 수비 실책을 보이던 ‘SP’가 4점 차로 지고 있다가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2점 슛을 성공시켜 역전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에 장내 열기가 달아오름과 동시에 ‘SP’의 역전 가능성이 열리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관중들의 열띤 응원을 뒤로 한 채 전세는 다시 ‘호바스’에게로 기울었다. 결국 경기는 ‘호바스’가 막판에 다시 힘을 내면서 2점 슛을 넣어 우승을 차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개인경기 종목인 탁구는 남·여단식과 남자복식 그리고 혼합복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남자단식 B조는 14일의 결승전에서 두 선수가 서로 대비되는 경기 진행 타입으로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결승전에서 3세트를 내리 따내 우승을 거머쥔 박세혁씨(원자핵공학과·10)는 실책이 거의 없이 부드러운 받아치기로 상대편의 공격을 막아내 수비탁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준우승을 차지한 연규진씨(식물생산과학부·09)는 주로 상대의 코트 끝에 떨어지는 드라이브나 반 박자 빠른 스매싱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앞의 두 세트를 박세혁씨에게 내준 연규진씨는 마지막 세트에서 3:1로 뒤지고 있던 상황을 4:9까지 만회해 세트를 따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후 실책을 거듭해 결국 박세혁씨가 11:10으로 다시 역전시켜 3:0으로 결승전을 마무리지었다. 박세혁씨는 “평소에도 주로 수비형 탁구를 친다”며 “특별하게 잘한다기보단 그냥 평소에 치던 대로 친 것이 이번 대회에서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 남자단식 A1에서 우승한 장상훈씨(중앙전산원 교직원)는 혼합복식과 남자복식에서도 각각 우영숙씨(사범대 교직원), 이한수씨(공대 교직원)와 한 조가 돼 우승하면서 대회의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식 종목으로 지정된 배드민턴은 배드민턴 동아리 ‘스누콕’ 회원이 아닌 비동아리 조를 따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아쉽게 인원 부족으로 취소됐다. 또 남·여단식, 남자복식, 혼합복식 네 종목의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인원이 부족해 규정대로 10팀이 넘은 남자단식만 치러졌다. 17일 열린 결승전에서는 선후배간인 두 선수가 서로 경기스타일을 잘 아는 만큼 상대 공격에 대한 빠른 대처로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쳤다. 네트를 훑으며 떨어지는 셔틀콕을 최원철씨(원자핵공학과·08)가 극적으로 낮게 받아쳐 헤어핀 기술을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09년 종합체육대회 당시 남자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최원철씨는 “대진 운과 경기 운이 좋았다”며 “워낙 동아리에 실력자들이 많아서 전국 대학 동아리 대회보다도 이번 대회가 더 힘들게 느껴졌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또 10일부터 14일까지 계속된 테니스 종목은 마스터부, 일반부, 신인부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됐다. 이중 일반부 단식에서 우승한 어상일씨(컴퓨터공학과·09)는 경기 내내 날카로운 서브와 위력적인 스트로크로 포인트를 따내며 세트를 모두 가져가는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에 상대 맞수였던 이찬행씨(경영학과·06)는 극단적인 수비형 베이스 라이너 유형을 선보이며 어상일 선수의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막으려 했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날 서브에이스도 여럿 성공시킨 어상일씨는 “상대가 백핸드 쪽이 약하다는 것을 십분 활용했다”며 “부담 없이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편 여자 단식에서는 서울대 테니스부 주장단인 차해리씨(체육교육과·08)를 누르고 백유미씨(체육교육과·10)가 우승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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