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의 이번 조사는 탄핵사태가 총선에 가지는 파급효과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등 흥미로운 결과들을 보여준다. 그 중 정당별 지지이유와 이미지, 정당-지지자 관계의 안정성, 탄핵으로 인한 변화에 초점을 맞춰 결과를 분석해 본다.


1. 정당별 지지이유와 이미지

각 당은 어떠한 정치적 자산을 통해 대학생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을까. ‘정당의 이념 및 성향’을 중시하는 것은 4당 지지자가 다 마찬가지이지만 그 강도는 달랐다(민노당 76.6%, 열린우리당 48.1%, 한나라당 43.4%, 민주당 32.7%). 특이한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 중 ‘정책(34.5%)’ 때문에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열린우리당 지지자 중 ‘이미지(26.0%)’ 때문에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많았던 점이다.

대학생들이 각 당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보면 민노당의 경우 ‘개혁적(41.2%)’이지만 ‘비현실적(31.3%)’이라는 응답이 많고, 민주당과 한나라 당은 ‘노쇠’하고 ‘부패’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세대교체의 지연과 대선자금 수사 등이 두 당에 부담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우리당의 경우 ‘젊음(30.9%)’이 있지만 ‘가볍다(26.7%)’는 응답이 많아 각 당의 향후 과제가 무엇인지를 가늠케 한다.

2. 정당-지지자 관계의 안정성

지지정당별 본인의 정치적 지향과 각 정당 평가를 통해 각 당이 자신의 지지자들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본인이 보수적이거나 중도라고 생각하고 우리당 지지자들은 본인이 중도 혹은 진보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자신들이 지지하는 당도 같은 성향을 띠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가장 안정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민노당 지지자들은 스스로 진보 혹은 중도라고 생각하지만 민노당은 진보 혹은 급진이라고 보고 있어서 지지자들의 성향에 비해 당이 앞서 나가는 경향이고, 거꾸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스스로 중도 혹은 진보라고 생각하는 반면 민주당은 중도 혹은 보수라고 평가하고 있어서 당이 지지자 성향을 좇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최근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데에는 탄핵으로 인해 당 이미지가 지지자 성향으로부터 더욱 멀어진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탄핵으로 인한 변화
탄핵 이후의 조사 결과를 보면 탄핵은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이 압도적(90.5%)으로 높은 반면 그 책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50.6%)”뿐 아니라 “노대통령(19.7%)”에게도 있다는 반응이었다. 투표참여 여부도 “투표하지 않겠다”와 “잘 모르겠다”는 거의 변화가 없고, 탄핵 이전에 “반드시 투표하겠다(33.7%)”보다 “가급적 투표하겠다(48.2%)”가 많았던 반면 탄핵 이후에는 “반드시 투표하겠다(49.8%)”가 “가급적 투표하겠다(30.8%)”를 능가하게 되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지정당의 변화를 보면 우리당의 지지도가 22.3%에서 37.3%로 15% 상승해 탄핵사태의 최대 수혜자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주로 탄핵 이전 48.4%에 달하던 부동층이38.5%로 10%가량 줄어든 데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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