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민주노동당 지지율, 타대 2배…한나라당 지지 이화여대가 가장 높아

서울 지역 4개 대학 학보사(대학신문, 연세춘추, 이대학보, 중대신문)는 다가오는 4․15 총선과 대통령 탄핵 문제와 관련해 ‘대학생과 정치참여, 대학생의 정치의식’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 설문조사는 지난 4일∼8일, 18일∼2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표본수는 각각 1161명, 1156명이다. 응답자의 일반적인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일반적인 사항(학교, 성별, 투표권 여부)과 각 문항간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신뢰수준은 99%이고 오차범위는±4%이다.

▲대학생 90% 이상이 “탄핵 잘못한 일”

서울지역 4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학생들 중 90%이상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 대학 학생들은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통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0.5%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으며, 특히 서울대가 92.6%로 가장 높았다.


탄핵의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응답이 50.6%로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19.7%였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서울대와 중앙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는 답변이 특히 많았으며(각각 52.9%, 53.7%) 이화여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의견이 21.4%로 4개 대학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탄핵 전 실시한 1차 설문에서 “대통령이 특정 정당에 소속돼 정당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는 51.0%가‘자제해야 한다’, 31.1%가 ‘상관없다’, 16.0%가 ‘필요하다’고 답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는 ‘개인의 정당가입 및 활동은 자유이므로 상관없다’가 33.8%, ‘대통령의 정당가입 및 정당활동은 필요하다’가 20.9%로, 과반수 이상이 대통령의 정당활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드시 투표하겠다” 탄핵 후 20% 이상 증가

탄핵 전에 실시한 1차 설문에서 “4월 15일 총선에 투표할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33.7%에 그쳤으나, 탄핵 후의 2차 설문에서는 55.6%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서울대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2차 설문시 59.1%(이화여대 49.6%, 연세대 49.5%, 중앙대 41.3%)를 기록해, 4개 대학 중 정치참여 의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투표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정치에 관심이 없어 후보를 잘 모른다’(28.6%), ‘투표할 만한 후보가 없다’(28.6%)가 가장 많았으며 ‘주소지가 달라 투표하러 가기 번거롭다’는 응답도 24.3%로 나타났다.

▲후보 선택시 ‘정치 실무적 능력’ 가장 중요

후보선택의 기준(2개까지 복수응답)으로는,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들 중 48.5%가 ‘정치 실무적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그 다음으로 이화여대와 중앙대는 ‘도덕성’(각각 40.7%, 38.2%)을 많이 꼽았고, 서울대와 연세대는 ‘정책 및 공약’(각각 37.3%, 38.8%)을 많이 들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자(44.1%)보다 여자(51.5%)가 정치 실무적 능력을 더 중요시하였으며, 남자(20.1%)는 여자(12.5%)보다 ‘소속정당’을 중요하게 여겼다. “후보의 정보 및 정치관련 소식을 접할 때 가장 신뢰하는 매체”는 TV가 31.2%, 신문이 30.0%, 인터넷이 26.4% 순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서울대는 인터넷 신뢰도가 35.2%로 이화여대의 인터넷 신뢰도 19.6%보다 현저히 높았다.

▲“지지정당 없다” 50% 육박, 탄핵 후 열린우리당 지지율 15% 상승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해(1차 설문 48.4%, 2차 설문 38.5%), 정치적 무관심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생들의 정당 지지율은 1차 설문시 열린 우리당(22.3%), 한나라당(11.9%), 민주노동당(11.1%), 민주당(4.8%) 순으로,  2차 설문에는 열린 우리당(37.3%), 민주노동당 (10.7%), 한나라당(8.7%), 민주당(2.1%) 순으로 나타났다. 살펴보면, 탄핵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해 민주노동당이 두 당을 앞선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탄핵 전 지지정당이 없던 대학생 10%와 한나라당 지지자 3%, 민주당 지지자 2% 정도가 열린우리당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학교별로도 지지 정당의 차이가 크게 드러났다. 특히 서울대는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1차 20.6%, 2차 19.9%로 타대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이에 비해 이화여대는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1차 5.6%, 2차 3.7%로 가장 낮은 반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1차 17.3%, 2차 11.55%로 타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13.8%가 이번 탄핵으로 지지 정당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별 지지정당 교체 비율은  중앙대가 20.8%로 가장 높았으며, 이화여대(15.1%), 서울대(10.7%), 연세대(7.6%) 순이었다.

▲“가장 적은 의석 수를 차지했으면 하는 당은 한나라당”

탄핵안 가결 전후, 두 차례에 걸친 설문 조사 결과, 대학생들의 총선 결과에 대한 예측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결과 가장 많은 의석 수를 차지할 것 같은 정당은 어느 당입니까?”라는 질문에 1차 설문에서는 한나라당(51.9%), 열린우리당(28.1%), 민주당(9.4%), 민주노동당(2.3%)의 순으로 나타났지만, 탄핵안 가결 후 2차 설문 결과 열린우리당은 60.4%로 급격히 증가하고 한나라당(28.7%), 민주당(1.4%), 민주노동당(1.4%)은 감소했다.  또한 1차 설문조사에서 “이번 총선에서 가장 적은 의석 수를 차지했으면 하는 정당”이 한나라당(39.3%), 열린우리당(18.1%), 민주당(14.1%), 민주노동당(12.6%)이었던 반면, 탄핵 이후 실시한 2차 설문에서는 한나라당 48.1%, 민주당 19.0%, 열린우리당 14.2%, 민주노동당(5.6%)으로 나타나,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해 반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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