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작열하는 태양과 거센 폭우를 가까스로 지나고 나니 이내 개강이다. 휴식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강의실에 입성하기도 전에 힘이 빠진 학우라면 학내 곳곳에 숨겨진 문화공간에서 개강의 즐거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잘 알려지지 않은 관악의 문화공간들을 소개한다.

관악인들의 터전, 기숙사에도 문화가 있다

이제 기숙사에서도 풍요로운 문화생활이 가능하다. 실내 체육관과 헬스장뿐 아니라 공연장과 전시관 등 다양한 문화공간들이 신축 기숙사인 대학원생활관(900동)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장애인석, 음향시설, 조명기기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273석 규모의 공연장은 모든 학내 구성원에게 대관 되며 각종 문화공연 및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대학원생활관 지하 1층과 2층에는 관악사 전시관 ‘스페이스599’가 문을 열었다. 8일(수)부터 11월 18일(목)까지는 개관전으로 미대 석·박사과정생과 교수가 함께 준비한 「ART IN DIALOGUE」 전이 열린다. <문의: 관악사 대표조교실(881-9031)>

기존 관악사에도 사생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곳곳에 감춰져 있다. 기숙사에서 마음껏 악기를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면 관악사후생관(920동) 지하 1층에 위치한 관악사 연습실을 방문해보자. 동아리 한소리에서 관리하는 이 연습실에는 피아노가 마련돼 있으며 20명 정도의 인원 수용이 가능하다. 연습실은 전일 개방되며 오전 3시부터 오전 6시 사이를 제외한 모든 시간에 이용 가능하다. 사용 전 연습실 홈페이지(http://cray.snu.ac.kr)를 방문해 예약 하는 것은 필수.

관악사후생관(920동) 2층에 위치한 탁구장은 사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공간이다. 라켓은 탁구장 옆 관악사 탁구회 동아리 방에서 대여할 수 있다. 별도의 사전예약은 필요하지 않으며 탁구회 정기 연습시간인 금요일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를 제외한 전일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이용 가능하다. <문의: 박종현 훈련부장(010-6417-4076)>

우리 손으로 만드는 문화공간, 동아리에서 운영하는 장소

학내 동아리 중에는 자체적으로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학생회관(63동) 구석구석에 숨어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동아리 방 안에는 어떤 문화공간들이 있을까. 애니메이션 동아리 노이타미나는 많은 학생들이 만화책을 즐길 수 있도록 그들의 동아리 방( 311호)를 개방했다. 2천여권의 만화책뿐 아니라 각종 애니메이션 DVD 300여 장을 소장하고 있다고 하니 공강 시간이 지루하다면 노이타미나의 문을 두드려 보자. <문의: 김용우 부회장(010-3400-1786)>

문화인큐베이터는 ‘우리 손으로 만드는 문화자치카페’를 표방하며 수년째 학생들의 문화 활동을 돕고 있는 동아리다. 동아리 방인 학관 437호에서는 커피와 빵을 판매하고 전시공간을 제공한다. 또 카페의 수익금으로는 학생들의 공연 및 전시회를 지원하기도 한다. 동아리에서 자체적으로 여는 천연화장품 만들기 ‘꽃보다 나’ 행사와 ‘공책 빚기’라는 공책 만들기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12시부터 6시. <문의: 문화인큐베이터 홈페이지(club.cyworld.com/mq-salon)>

한편 봄축제에서 자전거 느리게 타기 대회, 오르막 대회 등 이색 경기를 열었던 동아리 파아란은 학관 609호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수리해주고 있다. <문의: 임재윤 회장(010-9303-8620)>

지식과 감성을 충전하는 단과대 속 문화공간

각 단과대 안에는 강의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감성을 채워줄 문화공간들도 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음악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음대(55동) 도서관의 음악 감상실을 찾아가보자. 하루 평균 10명 안팎의 학생들만이 이용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마음에 드는 음반을 대여해 아늑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음악 감상실에는 클래식부터 국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반 1만5천여장과 4대의 CD 플레이어가 구비돼 있다.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열려 있으며 단과대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문의: 음악도서관 음악 감상실(880-7920)>

종합교육연구단지(220동) 오른편 지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아담한 전시실을 찾을 수 있다. 미대가 관리하고 있는 이 전시실은 미대(50동) 3층에 있던 우석홀이 대학원 실기실로 바뀌면서 새롭게 조성된 곳으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전시실은 천장 높이가 일반 층에 비해 조금 낮지만 조명 시설 등 여타의 미술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곳은 재학 중 전시회를 열 기회가 흔치 않은 미대생들을 고려해 이들의 전시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소규모의 전시실이기 때문에 공강 시간을 이용한 알찬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기간 중 전시실에 머무르는 학생 작가에게 직접 작품 설명도 들어볼 수 있다. 6일(월)부터는 박재훈씨(서양화과·05)의 「Sign of Senses」 전이 열린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의: 민유정 조교(011-206-3993)>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이, 숨겨진 문화공간

공연장, 학생지원센터로 더 친숙한 두레문예관. 하지만 두레문예관 안에는 영화 상영관이 숨어있다. 두레문예관 4층으로 올라가 401호 영화공동체 씨네꼼의 문을 열면 색다른 영화 상영관에 들어설 수 있다. 이 영화상영관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동영화와 같은 희귀한 영화부터 최신 영화들까지 여러 장르를 망라하는 3천여장의 영화를 소장하고 있다. 상영관은 32개의 좌석과 100인치 스크린을 갖춘 대형 상영실과 15명 안팎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상영실로 나뉘어 있다. 이용 전 상영관 홈페이지(http://snut-heater.snu.ac.kr)를 통해 온라인 신청을 하는 것은 필수. 평일 10시부터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문의: 이혜인 회장(010-9023-8981)>

두레문예관 영화 상영관에서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볼 수 있었다면 음악과 관련된 영상만을 찾아볼 수 있는 숨겨진 문화공간도 있다. 이 비밀 공간은 음대 교수들의 수업 자료를 준비하는 곳으로 알려진 음대(55동) 3층 자료제작실에 위치한 영상 감상실이다. 영상 감상실에서는 이곳에 소장된 DVD 480장, LD 200장을 TV와 빔프로젝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시설은 비록 열악하지만 오래된 연주 영상부터 최근에 나온 음악 영화까지 음악과 관련된 영상들이 폭넓게 준비돼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 <문의: 음대 영상 감상실(880-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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