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관악사 전시관 ‘SPACE 599’-「ART IN DIALOGUE」

바쁜 일상생활에 치이다 보면 어느새 예술과 현실은 동떨어진 것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하지만 조형적 언어로 변주한 삶의 이야기를 일상적 공간에서 만난다면 이러한 고정관념을 조금은 깰 수 있지 않을까.

이달 초 관악사에 개관한 ‘SPACE 599’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대학생들의 삶 속에 예술을 스며들게 할 문화공간이다. 이 전시관에서는 오는 8일(수)부터 11월 18일(목)까지「ART IN DIALOGUE」전을 열 예정이다.

학생과 작가 간의 예술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화과 석·박사 과정생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회화에 다양한 현대적 표현방식이 접목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김태연씨(동양화과·석사과정)의 작품 「매달려서 대롱대롱」에서는 잠수복을 입고 물속을 유영하는 한 사람이 등장한다. 잠수부 주변에는 그를 지탱하는 검은 줄들이 엉켜있다. 육지에서 이 얇은 줄들은 쉽사리 끊어질 수 있는 약한 줄들이지만 물살에 떠내려가는 이에겐 생명줄과도 같다. 작품은 이처럼 주변과 나의 인식에 따라 변화하는 인연의 상호관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최은혜씨(동양화과 석사과정 수료)의 「숲Ⅱ」은 캔버스 위의 역동적인 일렁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검은 숲의 뒤틀림과 뿌리를 드러낸 채 숲 속에 아무렇게나 놓인 나무들은 누구에게나 문득 다가오는 삶의 허무와 고독감을 대변한다.

산수화의 산과 물을 고정된 것과 흐르는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한 김진아씨(동양화과·석사과정)의 작품 「Untitled」는 시간과 기억처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했다. 작품 속에 흐르는 물은 그가 그려내고자 했던 흘러가는 모든 것을 상징함과 동시에 물 위로 뻗어가는 선들은 끝없이 흐르는 시간과 기억이 가져오는 허무함을 상징한다.

개관전을 기획한 신하순 교수(동양화과)는 “학생들이 부담없이 작품을 감상하며 생활 속에서 예술을 만나고 문화의 흐름을 느끼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일상의 이야기와 삶의 고민을 담고 있다. 이렇게 일상의 공간에서 만나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학생들은 예술이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일상의 ‘변주곡’임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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