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2010 예술의전당 대학 오페라페스티벌

지난 1일(수) 예술의전당에선 2012년까지 9개 대학교와 함께 3년간 9개 오페라 작품을 선보이는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은 저명한 예술가와 공연단에만 그 문을 개방해 왔다. 그렇기에 대학생들을 주축이 된 이번 페스티벌은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오페라계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기획된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해 3개 대학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는 서울대의 「라 트라비아타」와 이화여대의 「신피가로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코지 판 투테」가 공연된다.

사진: 예술의전당 제공

지난 1일(수)부터 3일(금)까지 공연된 이화여대의 「신피가로전」은 모차르트 원작 「피가로의 결혼」을 조선시대라는 배경으로 재해석해 독창성과 작품성 모두를 만족시킨 공연이었다. 오는 9일(목)부터 11일(토)까지는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창녀 비올레타와 젊은 귀족 알프레도의 가슴 아픈 사랑을 담은 베르디의 원작을 토대로 한 「라 트라비아타」가 무대에 오른다. 원작 「피가로의 결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화여대와는 달리 서울대는 원작의 느낌을 살려 정통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고자 한다. 대학생들의 공연인 만큼 원숙함이나 노련함이 묻어나지는 않지만 대학생만이 가진 열정과 진지함을 발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17일(금)부터 19(일)까지는 한예종의 「코지 판 투테」가 무대에 올라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약혼녀들의 애정을 시험하는 두 청년의 아슬아슬한 내기로 시작되는 공연은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음악으로 가득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차르트 특유의 재치와 익살로 풀어낸 이들의 공연에서 대학생들이 정의하는 새로운 모차르트를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서울대 공연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수연씨(성악과·07)는 “그동안 많은 오페라 공연 무대에 섰으나 재정문제 등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할 수밖에 없어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며 “대학생들이 재정이나 시설에 대한 제약 없이 공연을 펼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하우스,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극장 등 국외의 유수 오페라 하우스들은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데 일찍이 힘써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학생을 위한 오페라 무대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동안 대형 오페라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던 대학생들에게 이번 페스티벌은 무대경험을 쌓고 기량을 갈고 닦을 기회가 될 것이다. 기성 오페라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이겠다는 대학생들의 열정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번 가을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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