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캠퍼스에도 계절 순환의 법칙을 따라 어김없이 새봄이 찾아왔다. 긴 겨울의 동면에서 깨어나 학생들에 의한 활기로 충만해 있기까지 하다.

 


그러나 캠퍼스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기본질서가 방관할 수 없을만큼 흐트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 캠퍼스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 작은 무질서쯤은 오히려 젊음의 발산이라 여기고 모르는 체 할 수 있음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캠퍼스 질서의 파괴는 이미 작은 일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과 연구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 이르렀으며, 교통 환경은 캠퍼스 내의 안전마저도 보장할 수 없는 위험한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캠퍼스 내 무질서한 교통혼잡 바로 잡아야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겠으나, 교육과 연구 수요에 의한 학내 과밀화에 따른 여유 공간의 급격한 감소와 자동차의 학내 출입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유 공간이 사라짐에 따라 학생들의 여가 활동 공간은 강의실이나 연구공간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게 되었고, 그 소란스러움은 수업에 방해가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또 교정 곳곳은 소위 ‘팩차기’로 대표되는 놀이로 인해  놀이터화 되어 보행이 자유롭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가장 정숙해야 할 중앙도서관 주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순환도로를 위시한 모든 학내 도로는 주차로 인해 동맥경화에 걸릴 정도로 좁아져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렇게 좁아진 도로를 교통규칙을 무시하는 자동차들이 마구잡이로 달리고 있다. 심지어 덩치 큰 시내버스가 도로를 꽉 채우면서 교통표지를 무시하는 운행과 무분별한 정차, 불법 회전을 일삼고, 장기 주차로 교통 혼잡을 더욱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더욱 심각한 일은 외부차량이 아니라 학내 구성원의 차량에 의한 것들로, 캠퍼스와 그 주변에서조차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난폭 운행, 좌회전이 금지되는 직진 차선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좌회전을 하는 등의 크고 작은 교통질서 위반을 하면서도 그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아무런 자각이 없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학내 환경의 파괴가 대학 역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환경 복원을 위한 노력을 하루 빨리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잘 계획된 캠퍼스 재개발에 의한 여유 공간의 회복, 경전철의 설치나 대용량 주차공간의 확보 등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은 상당한 투자와 함께 오랜 시간이 필요한 대책이므로 당장 실행은 어렵다 해도 대학 당국이 중심이 되어 장기적 안목의 신중하고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계획 수립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또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실행이 가능한 것들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여가활동 공간을 사용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최소한 어떤 경우에도 교육과 연구 활동에는 지장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캠퍼스 내에서 모든 교통규칙을 엄격하게 지킨다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교내에서의 시내버스 운행은 넓은 캠퍼스를 감안해 셔틀버스 운행 등의 중기 대책 실현 이전까지는 허용된다고 해도, 과도기적으로 최소한 교내 도로 사정에 맞추어서 버스 크기를 소형화하도록 하는 요구와 함께 교통질서의 준수에 대한 감시와 계도가 제도적으로 가능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탄핵정국과 같은 국가적 큰일을 대하면서, 작은 것부터 되돌아보게 되었다. 큰 것은 작은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며, 올바른 작은 일들이 모여지지 않고는 올바른 큰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교내 모든 구성원, 특히 학생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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