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부터 3일간 제47대 총학생회 선거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03년 11월의 제47대 총학생회 선거가 투표율 저조로 서울대 총학 선거 사상 최초로 무산된 이후 실시되는 재선거이다. 이번 47대 총학 (재)선거가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급속히 높아진 총선 열기와 연동되어 높은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최근 서울 지역 4개 대학 학보사(『대학신문』, 「연세춘추」,「이대학보」, 「중대신문」)가 다가오는 4[]15 총선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4개 대학생들의 55.6%, 서울대생의 59.1%가 각각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총선 일주일 전에 있을 우리 대학의 총학 선거에도 이러한 참여 의지가 작용하지 않을까. 

 


작년 총학 선거가 연장투표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46.7%에 그쳐 무산되자 선거무산의 직접적인 원인이 최근의 ‘사회적 경향’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즉,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일반 시민들이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자, 대학생들도 대학 안팎의 정치 현안보다는 개개인의 학업과 취업을 우선시하게 된 결과라는 것이다. 사실 이번에 415 총선과 관련해 실시한 4개 대학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4개 대학 학생의 82.1%가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실천과 참여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최근의 연이은 탄핵 반대 촛불 시위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흔히 말하는 정치 무관심의 ‘사회적 경향’이라고 하는 것이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일상적인 생활정치 영역이나 사이버 상의 정치 토론은 크게 성장해 왔다. 이러한 일상 속의 저변에서 성장 축적된 정치적 견해와 관심이 탄핵 정국에서 극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번 총학 선거의 결과는 과연 우리 대학 학생들의 학생활동에 대한 일상적 참여와 관심이 어느 정도에 있는 것인지 정확히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총학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선본들이 학생들의 잠재적 참여의식, 표현의지를 얼마만큼 포착하고 이것이 표출될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여 제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총선에 대한 관심이 총학선거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리라 희망해보면서도, 총학선거가 총선을 지나치게 닮아가는 것은 경계해야겠다. 총학 선거가 사회의 정치 판도와 행태의 축소 복사판이 된다면 이는 실망스러운 일이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위해 구성된 특수한 사회이며, 우리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이 자유롭게 표출되어야 하는 곳이다. 따라서 대학의 학생회 활동에서는 기성 사회의 정치적 구획을 넘어서는 새로운 이슈와 상상력을 발랄하게 꽃피워야 한다. 선본들은 학생들의 낮은 정치의식을 탓하기보다는 기왕의 활동 방식에 대한 더욱 근본적인 재검토를 통해 새로운 학생정치의 장을 열어가고, 학생들은 선거에서 선본들을 이미지가 아닌 정책과 능력의 잣대로 평가하며, 선거 이외의 일상적인 학생 활동에서도 참여의 기회를 넓혀가는 새로운 학내 경향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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