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전제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가까스로 성사됐다. 많은 이들이 전학대회 성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어렵게 성사된 전학대회에서 보다 깊이 있는 성찰과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두번의 총학선거 파행과 무산을 경험하며 학생사회에는 총학을 비롯한  학생회 전반의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학생사회에 대한 패배주의적 시각들이 만연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학생회는 학생사회의 신뢰와 공동체 복원을 논하는 데 있어 배제할 수 없는 대상임이 분명하다. 학생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단위는 많지만 이들이 뚜렷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학생사회 복원은 결국 학생회의 강화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학생사회의 복원을 위해 학생회를 강화한다는 것은 대표성을 인정받은 학생회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학생들의 자치 기구답게 운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운영위원회라는 형태로 지켜온 이러한 학생회의 형태는 지금까지 학생 사회의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자리를 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운영위원회 형태 역시 대의기구로서의 대표성을 잃어가고 있다. 근래에 단과대운영위원회(단운위)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학생사회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단운위와 중운위는 과 학생회에 회의의 안건과 일정을 알리는 등의 기본적인 역할 수행에서조차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과 학생회장이 일정과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는 등 학생사회 자치 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기초 자치 기구인 과 학생회는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과의 회장단, 학번 대표 등으로 이뤄지는 과 운영위원회(과운위)는 서로를 존중하는 풍토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과운위의 성원들이 각 단위의 중심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각 단위의 현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학우들의 의견을 보다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 학생회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과 학생회는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담론으로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과 학생회는 구성원들의 직접적인 의견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수렴하며 현 학생 자치 기구로서의 대표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렇기에  단운위와 중운위가 과 학생회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대표성을 가진 의결기구의 위치를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다.


과 학생회는 바닥에 떨어진 학생 사회 대표 기구의 신뢰를 회복시킬 열쇠를 쥐고 있다. 단운위와 중운위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과 학생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학생회의 올바른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박선아
농경제사회학부·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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