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에서 산소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한국 산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산림청의 2003년 조사에 따르면 1그루의 나무가 50년간 자랄 경우 3천4백만원에 해당하는 산소를 공급하고 3천9백만원에 해당하는 물을 재생산하며, 6천9백만원에 해당하는 대기오염물질 제거 효과를 가져온다. 또 산림의 문화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산림과학은 이러한 숲을 가꾸고 보호하며 이용관리하는 종합학문으로 ▲조림학, 임목육종학, 산림생태학 등의 생물학분야 ▲산림자원경영학분야 ▲산림자원경제학, 공원휴양학 등의 사회과 학분야 ▲산림환경보전공학, 산림수확공학, 산림토목공학 등의 공학분야로 나뉜다.

 

 

 

한국의 산림과학이 시작된 시기는 일본인에 의해 서구의 임학이 들어온 1890년대로 추정된다. 당시 대한제국은 산림 면적이 전국토의 76%, 총 산림축적이 평균 102㎥/ha로 산림자원이 풍부했다. 그러나 일제시대의 산림수탈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이뤄진 남벌로 인해 1960년대 ha당 전국 평균 산림 축적이 10.6㎥에 불과할 만큼 산림이 황폐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치산녹화 사업을 10년 단위로 추진한 결과 20년 만에 108만ha의 산림녹화를 달성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과로서 유엔에서도 ‘기적적인 회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정오 교수(산림자원학과)는 “이 당시 산림녹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산림과학이 세계적 수준에 올랐으며 특히 빠른 시일 내에 산림녹화를 하기 위해 나무 품종을 개량하는 임목 육종분야가 매우 발달했다”고 말했다.

 

70년대 녹화사업은 성공적, 경제림 부족은 여전히 문제

 

 

이처럼 한국의 산림 녹화사업은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지만 문제점도 안고 있다. 김성일 교수(산림자원학과)는 “한국의 산림은 평균 수령이 30년으로 어리고,  과거 척박한 토양을 빨리 녹화시킬 수 있는 침엽수 위주의 수종을 심었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가 작다”며 “경제적 가치와 미적 가치를 지닌 경제림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산림면적이 전 국토의 65%에 이르지만 경제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목재의 94%를 수입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산림 면적이 국토의 30%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인 임업정책을 통해 목재를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숲은 수분을 저장하는 ‘녹색댐’기능을 통해 수자원의 발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국의 침엽수 인공림은 증발․증산에 의한 손실량이 커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우선 목재와 임산물 생산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목재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산물 생산 자원에서 환경문화 자원으로 인식

 

 

한편 예전에는 산림을 임산물 생산자원으로만 보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 등 각종 환경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산림 생태계를 환경자원, 문화자원으로 보고 연구하는 경향이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산림자원을 조성하고 임업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국립산림과학원은 ▲지구 온난화 과정에 대비하기 위한 산림생태계 변화과정의 모니터링 ▲환경복원 녹화기술 개발 ▲생태적 밀도관리를 통한 생산성 증대와 같은 생태계 차원에서의 산림자원 이용기술의 개발 등을 앞으로의 연구 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산림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숲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의식 역시 성장하고 있다. ‘1인당 녹지 1평 갖기’를 모토로 조직된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서울시와 함께 ‘나눔의 숲 조성’, ‘그린벨트 지키기 운동’ 등 도시 녹지를 확대․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현정오 교수는 “인간이 산림으로부터 1년 내내 혜택을 얻는 것처럼 식목일 하루뿐 아니라 1년 내내 산림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았으면 한다”며 산림과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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